104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 탓에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말까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비 소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농산물 가격이 이번 주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본격적인 영농철에 접어든 5월 이후 전국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농작물의 산지 작황이 악화되고 있다.

올해 5~6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 대비 20% 수준으로 노지 밭작물의 파종 부진과 작물의 시들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충남지역은 지난해 2277.8㎜이던 5~6월 강수량이 올해(이달 22일 기준)는 197㎜에 그쳐 지난해의 9%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서산과 태안 지역 마늘 농가들은 가뭄 장기화에 따른 품질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서산과 태안의 경우 지름 4.5㎝ 이상 양질의 대등급이 평년 60%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고작 30%에 불과해 중등급과 하등급 비중이 커지고 있다.

충남지역 감자 생산 역시 작황이 나빠지면서 평년 대비 28%, 지난해 대비 10% 가량 수확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파도 충남지역은 물론 주산지인 전남지역 작황이 저조해 30% 이상 출하량이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수확을 앞둔 고랭지배추와 복숭아, 포도는 물론 비대기에 접어든 사과와 배 등도 수분공급 부족에 따른 생리장애 등 생육부진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 작황이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주요 농산물 가격 역시 폭등하고 있다.

25일 한국농산물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 사이트(www.kamis.co.kr)에 따르면 이날 대파 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1㎏에 2180원으로 지난해 507원과 비교해 무려 126.3%나 폭등했다. 대파의 경우 5~6월 극심한 가뭄으로 7~8월 상순 대파 출하량이 작년과 비교해 30% 가량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파(1㎏.상품) 도매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 663원에서 830원으로 24.1%, 감자(20㎏.상품)도 2만 4150원에서 2만 7600원으로 14.2% 올랐다. 배추(1㎏.상품)와 무(1㎏.상품)도 각각 39.9%(373원→522원), 45%(475원→690원) 상승했다.

농산물 도매값이 오르면서 소매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주부교실이 지난 20일 지역 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백화점 등 30곳의 생활필수품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농산물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생필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3개 품목 중 34개 품목이 올랐고 내린 품목은 19개였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배추로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78.2% 인상됐고, 대파(62.3%), 양파(29.2%), 무(25.8%), 고추장(17.1%), 간장(16.8%), 주방세제(16.6%), 콜라(16.2%)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대비 개인서비스 요금도 20개 중 17개 품목이 올랐다.

갈비탕이 5.9%로 가장 크게 인상됐고 목욕료 4.7%, 김치찌개 4.2% 김밥 4.0%, 된장찌개 3.7%, LPG요금 3.4%, 경유 3.2% 등이었다.

주부교실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된 고온현상과 가뭄으로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서민들이 고물가에 지쳐가고 있다”며 “정부가 농산물 가격 안정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지만 가뭄으로 인한 가격 급등을 신속하게 잡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곧 이어질 장마로 농산물 가격 불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품목 가격 상승률
대파(1㎏) 2180원 126.3%
양파(1㎏) 830원 24.1%
감자(20㎏) 2만7600원 14.2%
배추(1㎏) 522원 39.9%
무(1㎏) 690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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