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여 년만의 가뭄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산불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산불은 보통 건조한 봄에 많이 발생하지만,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지역 곳곳에서 6월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지역의 강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수준에 그칠 정도로 한해(旱害)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최근까지 발생한 산불건수는 49건으로,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13건의 4배에 육박한다.

손실 면적을 비교해봐도 같은 기간 14.9ha로, 10년 평균 5ha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한 해 발생한 전체 산불 가운데 30% 이상이 5월 중순 이후와 6월에 집중되고 있고 유독 가뭄이 극심한 충남지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경 발생해 진화됐던 충남 서산시 해미면 산수리 가야산 일대의 산불은 25일 오전 바짝바짝 마른 수풀과 강한 바람 등으로 다시 발화됐다가 이날 오후 1시 겨우 불길을 잡았다.

산불이 재발하자 산림청은 11대의 헬기를 띄워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가뭄으로 인근 저수지에 물이 마르면서 타 지역 저수지에서 물을 퍼오는 등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이날 오후 1시 30분경에는 홍성군 은하면과 예산군 대흥면의 야산 등지에서도 산불이 났고 오후 4시경 천안시 동면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이날 충남지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면서 서산에서 불을 끄던 헬기가 복귀하지 못하고 바로 홍성과 예산으로 향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기도 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산불은 100여 년만의 찾아온 가뭄과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는 고온 건조한 날씨와 연관이 있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올해 5월과 6월의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턱없이 적고 한 달 이상 고온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지역에서 가뭄이 가장 극심한 서산지역의 경우 5월 이후 강수량이 14.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2㎜의 14%에 그치고 있고, 이달 들어 단 한 차례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같은 기간 태안지역의 강수량도 12.9㎜로, 지난해 82.1㎜의 15.7%에 그쳤고 6월 들어서도 강수량이 4.3㎜에 불과한 실정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가뭄으로 인해 6월에 때아닌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담뱃불 등 입산자 실화가 대부분”이라며 입산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