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고려대 등 수도권 소재 주요 사립대들이 연구비와 장학금 등의 '국고보조금'을 독식하면서 지역·대학 간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교육과학기술부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각 정부부처가 지난 2010년 전국 152개 사립대에 연구비와 장학금 등의 명목으로 지원한 국고보조금은 모두 2조 6775억 원이다.

이 가운데 상위 10개 사립대들이 받은 국고보조금은 모두 1조 2032억 원으로, 전체 지원된 국고보조금 총액의 44.9%에 달했다.

또 전체 국고보조금 총액의 64.4%(1조 7249억 원)가 상위 20개 대학에 편중돼 있어 '지역 간 균형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정부의 구호가 무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원 순으로 보면 전국 152개 사립대 중 국고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연세대(2349억 원)로, 전체 기부금 총액의 8.8%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고려대 1817억 원(6.8%), 한양대 1715억 원(6.4%), 포항공대 1146억 원(4.3%), 건국대 994억 원(3.7%), 이화여대 871억 원(3.3%), 경희대 870억 원(3.3%), 성균관대 803억 원(3.0%), 인하대 760억 원(2.8%), 서강대 700억 원(2.6%), 아주대 670억 원(2.5%), 동국대 582억 원(2.2%), 중앙대 571억 원(2.1%), 영남대 567억 원(2.1%), 조선대 512억 원(1.9%), 울산대 512억 원(1.9%), 가톨릭대 506억 원(1.9%), 한림대 439억 원(1.6%), 명지대 430억 원(1.6%), 단국대 427억 원(1.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등 수도권 소재 15개 사립대가 전체 국고보조금의 52.6%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포항공대와 영남대, 울산대, 조선대, 한림대 등 경상권과 전라권, 강원권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5개 사립대들이 상위 20개 대학에 포진된 반면 충청권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어 지역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교육관련 한 전문가는 "전국의 152개 사립대 중 20개 대학이 정부 지원금의 64.4%를 독식하면서 132개 대학들이 나머지 35.6%를 받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과거부터 잘못된 정책적 관행이 계속되면서 지역 학생들은 상대적 역차별을 받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도 "지역 대학들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정부 지원금을 넉넉히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면서 "정부의 편중지원으로 지역·대학 간 재정격차가 심화되면서 전통있는 지역의 명문 사학들이 고사직전”이라고 강조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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