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들의 극성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어요.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밤잠을 설치는 시민이 늘고 있다.

특히 높은 기온과 극심한 가뭄으로 올해 모기 개체수와 활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개인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1일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까지 채집된 모기 개체수(연기군 기준)는 모두 2286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20마리 보다 766마리가 많다.

이는 최근 가뭄과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모기 부화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통상적으로 고인 물에 알을 낳는 모기는 비가 오지 않고 온도가 1℃만 올라도 성충으로 깨는 과정이 상당히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집된 모기 종류를 보면 중국얼굴날개모기와 금빛숲모기, 빨간집모기 등이 가장 많았으나, 다행히 일본뇌염을 퍼뜨리는 작은빨간집모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주택가와 원룸촌 등에 거주하는 시민은 밤마다 때 이른 모기의 습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 남 모(30) 씨는 “가려운 증상도 참지 못하겠지만,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모기 때문에 도무지 잠을 청하기 어려워 무더위보다 짜증이 많이 난다”며 “평소 여름이 길어졌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모기까지 빨리 찾아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모기 유충 박멸을 위한 방역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각 보건소는 모기 개체수 증가에 따라 이달 초부터 주 2회 숲지역과 하수구, 정화조 등에 대한 집중 연막소독을 펼치고 있다.

또 낮 시간대에 음식물 쓰레기 주변 등 오물 웅덩이에 대한 소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대전과 충남지역에는 50여 종의 모기가 채집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모두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며 “6월 말이나 7월 초부터는 작은빨간집모기의 활동이 왕성해 질 것으로 보여 비교적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은 야간 활동이나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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