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관중 만원 사례를 더해가고 있는 야구 열기속에 한화이글스가 스스로 잔칫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홈구장인 한밭야구장 내·외부에 매 경기 암표상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구단 측의 미온적 대처로 지역 야구팬들의 불만이 극도로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올 시즌 한화의 대전 첫 경기가 열린 지난달 8일 이후 한밭구장 인근에서 적발된 암표상은 모두 17명에 달한다.

경찰은 이들을 경범죄처벌법(암표매매) 위반 혐의로 전원 불구속 입건한 뒤 즉결심판에 넘겼다.

5월 둘째 주 롯데와의 주말 3연전 가운데, 지난 12일 5명과 이튿날 4명이 붙잡히며 암표상이 가장 많이 적발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당수 지역 팬들은 땡볕 더위에 1~2시간을 기다리고서도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야구장 앞에서 발길을 돌리거나 최소 2~3배 웃돈을 주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암표를 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표만 팔면 건전한 상거래를 위협하는 불법 행위쯤은 ‘눈 감아도 된다’는 구단 측의 불순한 태도 탓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애꿎은 지역 팬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10일 넥센 전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A씨는 1만 9000원짜리 ‘익사이팅(exciting zone)’ 좌석을 2만 7000원에 구입해야만 했다.

기존 내야 지정석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자리가 너무 좁아 함께한 가족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A씨는 “2회에 들어갔을때쯤 50대 여성으로 보이는 암표상이 접근해 익사이팅존 좌석 구입을 유혹해왔다”며 “다소 무리가 됐지만 모처럼 관람하는 야구경기를 좀 더 편하게 보기위해 어쩔수 없이 암표 3장을 구입하게 됐다”고 했다.

구단 측의 단속이 없다보니 보란듯이 경기장 내부에서까지 암표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설명해주고 있다

최근 들어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경기장 내부까지 단속할 여력이 없다는 점을 암표상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때문에 한화 측의 공조 단속이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찰 측은 구단의 공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귀띔한다.

대전 중부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암표상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화 측은 전혀 협조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구단내부 단속 강화는 물론 경기장에 입장할 때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한화 측은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경기장 내부에서까지 암표상이 활개를 치는지 몰랐다. 안전요원 50명을 배치했지만 암표 단속까지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현재로선 암표 단속을 할수 없는 상황이다. 명의를 달리해 인터넷으로 다량의 입장권을 구매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단속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