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업계가 생존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공사수주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졌다.

최근 대부분의 입찰이 최저가낙찰제로 이뤄지다보니 수주를 하기 위해서는 공사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올들어 크게 감소한 발주금액으로 공사를 해도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주를 통해 실적을 쌓아야만 은행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자금사정이 완화되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역마진을 감수하고라도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15일까지 대전 관내 공사 발주는 73건에 발주금액 545억 4000만 원으로, 지난해 66건, 1041억 7000만 원과 비교할 때 건수는 10.6% 증가한 반면 금액은 47.6% 줄었다. 단순계산으로 올해 공사건수 당 발주금액은 7억 4700만 원으로, 전년 15억 7800만 원에 비해 52.7% 급감한 것이다.

이처럼 공사건수 당 발주금액이 반토막 난 상황에 원자재비용, 인건비 등 물가상승폭은 커지면서 건설업체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역 A건설사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할 때 공사비용에서 최소화시킬 부분을 찾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최소한을 따져 말 그대로 최저가로 입찰에 참여하는데도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으니 수주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자재비용이나 인건비 등 물가가 매년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 수주한 업체가 제시한 그 가격에 과연 공사가 가능할 지 의아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실적을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더 낮은 공사비용을 제시, ‘공사를 하고도 손해를 보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우선 수주를 해서 실적을 쌓아야만 건설사가 금융기관 대출도 할 수 있고, 자금이 돌 수 있기 때문에 업체들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최저가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많은 업체가 살아남기 위해 손해를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부실공사의 위험은 물론이고, 하도급 업체에 적정비용을 줄 수 없어 지역 건설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험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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