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충북 청주시 한 병원 앞에서 운행 중인 한 택시가 파업 참여 택시기사들에게 계란 세례(원안)를 받았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전국 택시업계가 전면 운행 중단을 선언한 20일. 충북에서도 7000여대의 택시가 파업에 동참했지만 우려했던 출근길 교통대란은 없었다.

소식을 미리 접한 시민 대부분이 출근길 버스나 승용차 등을 이용해 출근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개인택시는 20일 자정을 앞두고 일찌감치 파업에 들어갔지만, 상당수 영업용 택시는 이날 새벽 5시까지 운행을 계속하면서 밤늦게 귀가하던 시민들은 불편을 겪지 않았다.

일부 시민 불편 … 교통대란은 없어

청주지역도 이날 법인택시와 개인택시를 포함한 3900여대의 택시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대부분의 택시 승강장은 텅 빈 모습이었다. 대표적 택시 승강장인 청주가경터미널 승강장의 경우 이날 오전 내내 단 한 대의 택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일부 시민들의 불편은 있었다.

택시 파업을 모르고 길 가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과 택시 승강장을 찾았다 뒤늦게 파업 사실을 확인한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외지에서 청주를 찾은 이모(30·여)씨는 “택시 파업이 청주도 포함되는지 몰랐다”며 “목적지까지 가는 버스 노선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냐”며 한숨을 쉬었다.

택시 파업으로 오히려 출근길 교통은 원활했다. 20일 오전 출근길 상습정체구역인 흥덕대로 등 청주시 주요간선도로들은 지·정체 없는 교통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직장인 전모(33) 씨는 “평소보다 출근길 정체가 심하지 않아 이상하다 했는데 택시 파업 때문이었다”며 “시민들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지만 노약자나 임산부 등은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시민들은 택시가 없어진 출근길 표정을 반기기도 했다. 김모(30) 씨는 “출근길 교통체증의 주범인 동시에 끼어들기를 일삼는 택시가 없어서 출근길이 오히려 편했다”고 말했다.

   
▲ LPG(액화석유가스) 가격 인하와 택시연료 다양화, 대중교통 법제화 등을 요구하며 전국 택시업계들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미평동의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노조원과 비노조원 충돌

택시 총 파업을 둘러싼 사건사고도 발생했다. 파업에 불참한 택시기사가 파업에 동참한 택시기사들에게 계란 세례를 받고 폭행을 당한 것이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이날 운행 중인 택시 기사에게 계란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한 김모(67) 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모 병원 앞에서 동료 6명과 이모(58) 씨가 몰던 택시에 계란을 마구 던지고 택시에서 내리는 이 씨의 얼굴에 계란을 묻히는 등 폭행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이날 오전 파업을 위해 동료기사들과 모여있다가 운행 중인 이 씨의 택시를 보고 격분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전국 개인과 법인 택시 25만대 가운데 17만대는 총파업을 결의하고 지난 20일 자정을 기해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LPG(액화석유가스) 가격 안정화 △택시요금 현실화 △택시연료 다양화 △감차보상 △대중교통 법제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충북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대중교통 법제화와 연료 다양화 등은 모두 사업주들이 지원금을 더 받기 위한 정책일 뿐”이라며 “연료비 소모도 크고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어 법령에 준한 월급관리제가 이뤄져아 한다" 고 밝혔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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