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택시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부지런히 뛰어가도 회사는 지각이네요.”

전국 택시노조의 전면파업이 이뤄진 20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이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이날 대전지역 8859대의 개인·법인 택시가 일제히 운행을 중단하면서 시내 곳곳의 도로는 한산했지만, 출근길 회사원과 등굣길 학생들이 모두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이 매우 혼잡했다.

실제 출근 시간대인 오전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지하철을 이용한 승객은 모두 3만 5187명으로, 지난주 같은 시간대 3만 1907명보다 10.3%(3280명)가 증가했다. 출근 시간이 임박할 무렵에는 지각을 모면하기 위해 뜀박질을 하는 회사원들의 모습이 이곳저곳에서 연출되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하지만 택시 파업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한 일부 시민은 빈 택시 정류장 앞에서 상당시간을 기다리다 늦게 서야 행인들에게 파업 이야기를 듣고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게다가 치료를 위해 한 대학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은 텅 빈 택시 정류장을 보고 한숨만 내쉬었다.

환자 김 모(62·서구 내동) 씨는 “몸도 불편한데 택시가 없어 집에 돌아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올 때는 아들 차를 타고 왔는데 귀갓길은 택시가 없어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열차를 타고 업무차 대전 출장길에 오른 직장인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 대전역 광장 지하철 입구와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목적지를 가기 위해 타야 하는 버스와 지하철 역명 등을 묻거나 버스노선도를 통해 확인하는 사람들을 쉽게 눈에 띄기도 했다. 직장인 강 모(37·경기도 수원) 씨는 “택시 파업소식을 듣지 못하고 출장길에 올랐는데 목적지가 외곽 지역이라 도저히 대중교통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택시 운전자들의 딱한 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의 발을 묶어두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냐”며 비판했다.

한편 대전시는 파업 당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보다 도시철도 배차간격을 줄여 6회 이상 증편하고, 주요노선에 시내버스 7대를 추가 투입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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