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층 간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서도 방학 기간 중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며,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부유층 초·중등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미국 등으로 한 달 이상 체류하는 여름캠프에 몰리는 반면 저소득층 학생들은 방학 기간 중 급식지원을 신청하거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시장에 뛰어드는 등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 방학 기간 중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지원하는 중식지원 사업 대상자는 2만여 명 수준으로, 관련 예산 25억 2000여만 원을 확보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이들은 한부모 가정이나 저소득층 자녀들로 방학 기간 중 결식이 우려되는 만큼 매년 이 시기에 맞춰 중식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저마다 시급이 높은 아르바이트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날 예정이다.

지역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김 모(21) 씨는 "학기 중에는 대학 근처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방학 기간 중에는 시급이 높은 건설현장에서 일할 생각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현장도 적어 이마저도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반면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미국에서의 여름캠프는 벌써부터 신청자가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유학전문 업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시에서 진행하는 올 여름캠프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8주에 2000여 만 원이 소요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번 미국 캠프는 대부분 초·중등학생들이 주를 이루며, 아이는 물론 부모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캠프 신청은 대부분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명 성형외과 및 치과, 안과 등 의료계에서는 방학을 최고의 성수기로 손꼽고 있다.

대학생 이 모(20·여) 씨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내달 성형수술을 하게 됐다"며 "작게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들지만 장래 나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결코 아깝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부유층 학생들이 방학 기간 중에도 어학연수나 배낭여행, 기관 및 기업체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스펙 쌓기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 상환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리고 있어 계층 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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