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휘 전 캠코 사장의 NH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 내정 소식에 농협중앙회 노동조합이 파업을 결의하고, 정부에 관치금융 시도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실제 파업에까지 이르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농협노조는 신·경분리에 따른 정부와의 경영개선 이행약정과 관련해 지나친 농협의 자율성 침해라고 주장하며 오는 8월 중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사장의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의 내정 소식은 노조 반발에 기름을 붓는 셈이 됐다.19일 농협중앙회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금융지주의 회장을 뽑기 위한 추천위원회에서는 내부 인사를 제외하고 5명 내외의 후보군을 선정했다"면서 "낙하산 시도의 배경이 있다면 지금 즉시 모든 것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전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불씨가 타오르고 있는데 몸통에 가까운 자가 아직도 후보군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스런 작태"라면서 "내부에서 후보군을 내지 못하는 것 또한 그만큼 인력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농협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8일 회의에서 이 전 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은 'MB'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의 처남인 탓에 금융권에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정부의 경영개선계획 철폐를 외치면서 투쟁 중인 노조는 앞으로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서도 전국금융산업노조와 함께 연계 투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현재 농협노조는 전국농업협동조합노동조합, 전국축산업협동조합노동조합 등과도 공대위 구성을 진행하는 등 기존 노동자와 사측의 대결을 넘어 협동조합 '농협'을 지키기 위한 노·농 연대 투쟁으로 세를 확산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노조의 산별중앙교섭 결렬 선언으로 농협노조에 교섭권 위임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에서 노·농연대는 상당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농협노조는 이미 농협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6.13%라는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농협중앙회 충북본부 한 관계자는 "금융노조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금융노조가 파업을 결정하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파업에 들어가면 농협은행 창구 마비 등 시민과 고객이 많은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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