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① 늙어가는 충남
② 결혼·양육 힘겨운 사회
③ 탈출구는 있는가
④ 결혼·양육 즐거운 사회
   
 

요즘 젊은 세대들은 소위 ‘삼포시대’를 살고 있다. 연예 포기·취업 포기·결혼 포기가 청춘의 일상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서글픈 현실이다.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신조어 등장은 물론 ‘결혼불능 세대’ 등의 서적이 넘쳐나며 결혼이 어려운 사회를 고발한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가 늘 당연한 것으로 믿고 있던 결혼과 가족의 사랑, 의무, 관계 등을 근본에서부터 부정하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현 사회 구조 속에서 청년들에게 결혼은 힘들고 불안한 관례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결혼이 없다면 출산도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

충남도 관계자는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요인으로 결혼과 출산의 연기 또는 중단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저출산 세태를 개탄했다. 20~30대 젊은층의 결혼·출산에 대한 기피 분위기가 팽배해져 결혼 연령이 매 10년마다 2년씩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인구학회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 전수결과’를 보면 남성의 초혼연령은 1990년 27.9세에서 2010년에는 31.8세로 3.9세나 늦춰졌다. 여성은 24.8세에서 28.0세로 높아져 30대 초반 노총각은 옛말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외환위기가 있던 1997년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경제적 상황 악화가 결혼에 대한 부담감으로 작용했고, 이는 결국 출산에 대한 욕구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도가 파악한 자료에 의하면 2009년 기준 남성의 73.8%, 여성 73.1%가 결혼하겠다고 밝혔지만 자녀를 갖고 싶다고 응답한 남성은 24.3%, 여성은 24.0%로 나타났다. 신자유주의의 여파와 세계경제 둔화 등의 이유로 취업난이 심해지고, 비정규직이 확산돼 20~30대의 고용과 소득 불안정이 만성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운 좋게 직업을 구해도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는 결혼 생활도 유지하기 어려운 처지로 출산까지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다.

또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사회환경도 저출산에 한 몫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며 ‘남성은 바깥일, 여성은 가사’라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변화가 요구되지만, 여전히 사회 전반에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실정이다.

심지어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기 위해는 ‘월화수목금금금’을 보내야 한다는 웃지 못할 비유가 생길 만큼 일과 가정의 양립은 힘겨운 분위기다.

이와 함께 과다한 양육비도 출산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다.

도 관계자는 “지난 2009년 기준 자녀를 1명 양육하려면 출산 후 대학 졸업 시까지 총 2억 6000만 원이 소요된다”며 “게다가 높은 사교육비와 보육비까지 고려하면 가구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출산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부와 여러 사회 단체들의 노력과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젊고 건강한 미래를 위해 결혼과 양육이 즐거운 사회를 꿈꾸는 것은 ‘유토피아’일까.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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