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지명 분쟁을 계기로 충북 도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 필요성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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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경북 영주시는 소백산면 명칭 변경에 대한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불복,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앞서 중앙분쟁조정위는 지난 14일 영주시 단산면의 '소백산면'으로의 명칭 변경을 하지 못하도록 요청한 단양군의 분쟁조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충북이 여러 지자체에 둘러싸인 지역인 점을 고려할 때 도계 공유문화 경쟁에 따른 갈등이 다른 지역에서도 재발할 우려가 있다.

충북은 경북, 강원, 충남, 대전, 경기, 전북 등 6개 지자체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내륙지역으로 이들 지역과 도계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경북과는 백두대간을 경계로 지리적, 문화적, 역사적 측면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상생 또는 경쟁관계가 될 수 있다.최근에는 천혜의 자연자원, 문화유산이 부가가치 창출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충북은 도계를 이루고 있는 인접지역과의 자연자원, 공유문화 선점 경쟁 관계에 놓였다.

백두대간 문화권과 겹쳐있는 경북과는 여러 지역에서 도계문화 선점을 위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등 백두대간을 놓고 경쟁 관계에 있는 충북은 현재까지 경북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경북 문경시는 조령 과거길을 복원해 조령산 도립공원과 함께 관광상품으로 개발, 지역유산을 활용해 성공한 지자체가 됐다. 반면 충북의 과거길은 콘크리트길로 문화재청의 전국 명승처 지정 과정에서 충북지역 과거길은 제외됐었다. 월악산 하늘재도 여러 보완과정을 거쳐 간신히 명승지로 지정됐다.

이번에 단양과 영주의 지명 분쟁지역이 된 소백산 죽령도 비슷한 상황이다. 싸영주시가 죽령의 과거길 복원과 관련 행사를 해마다 여는 등 선점하고 있다. 영주시 소수면 소수서원에서 죽령옛길,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 죽령역, 대강소재지로 이어지는 34㎞ 구간 중 3분의 1이 단양지역이지만, 영주시가 과거길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충북은 최근 들어 도계지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이화령 가요제작 등 괴산군 연풍지역 개발을 위한 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도시마케팅 전문가들은 “천혜의 자연자원, 문화유산 그 자체가 이제는 부가가치 창출 대상이 되고 있다”며 “충북은 여러 지자체로 둘러싸인 특수한 지리적, 인문학적 환경에 놓여 있어 이들 지역과의 도계 문화 선점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도계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관광문화자원이 우수한 백두대간 구간은 강원, 경북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투자와 관리를 하고 있다”며 “도 차원의 충북 도계지역 자원관리와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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