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와 SSM진출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가던 전통시장이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컨텐츠를 마련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삼고 있다. 18일 청주 최대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이 장을 보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전통시장이 모처럼 만에 활기를 띄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밀려 주요 명절에만 반짝 특수를 누리던 이전과 달리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온 가족이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충북지역 전통시장들은 ‘제2의 전성시대’를 맞은 모습이다.

◆저렴한 가격은 전통시장만의 매력

전통시장의 생필품 가격이 대형마트나 SSM보다 최대 41%저렴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이달 초 전국주부교실중앙회를 통해 36개 생활필수품목의 가격을 비교·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의 평균 가격은 22만 3792원으로, 25만 7212원인 대형마트보다 13.0%(3만 3420원), 26만 3685원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비해 15.1%(3만 9893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SSM과 비교해 대부분의 품목에서 가격 우위를 보였다.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건어물이 30.7%로 가장 저렴했고, 다음으로 채소류(15.2%)와 가공식품(14.9%), 곡물(12.8%) 등이 뒤를 이었다. SSM과 비교해도 역시 건어물이 24.7%로 가장 저렴했으며 채소류(18.2%), 곡물(16.4 %), 공산품(16.2%), 가공식품(13.3%) 등으로 나타나 대형마트와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각종 소비자물가 인상에도 전통시장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대형소비점으로 향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4월중 대형소매점 충청지역 판매동향’에 따르면 4월 충북지역 대형소매점 경상판매액은 전월대비 7.6% 감소하고, 전년동월대비 0.6%가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시장경영진흥원이 조사한 충북도내 전통시장 매출액 실적은(시장경기동향지수) 지난 3월 57.3에서 4월에는 54.9로 감소했지만, 지난달 70.6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했다. 이 같은 결과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인한 반사이익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전국적으로 추진된 각종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이 서서히 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전통시장의 이유있는 ‘변신’

비만 오면 젖은 길바닥과 혼잡한 거리, 냄새나는 화장실 등 과거 전통시장하면 떠오르던 모습들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 전통시장은 단순히 상품을 사고 파는 흥정의 거리가 아닌 문화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충북도는 청주·충주·제천지역 전통시장 5곳에서 판소리·품바·사물놀이·마당놀이·통기타·난타 공연을 펼치는 '추억이 있는 전통시장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 잡아 전통시장 활성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내 ‘추억의 영화관’이 첫 선을 보였다. 시장 내 50석 규모를 갖춘 추억의 영화관은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 앞으로 추억의 영화 상영은 물론 시장을 찾는 고객 및 상인과의 커뮤니케이터공간으로도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청주 가경터미널 시장의 대표적 문화행사인 ‘문전성시’는 이미 지역의 대표 예술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로 문전성시 프로젝트 3년차를 맞는 가경터미널 시장은 봄과 가을 한 차례씩 시장페스티벌 '가경통통'을 진행하고, '토요 문화난장'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체험과 각종 공연을 선 보이고 있다. 또 금요일에는 다정다방 '금요문화콘서트'를 기획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하고 있다.

충북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서 취급하는 상품들이 많이 다양해 졌다고는 하지만 컨텐츠의 다양화란 측면에서는 여전히 대형마트와의 경쟁이 되질 않는다”며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사람냄새 물씬 나는 다양한 문화공연을 통해 시장을 보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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