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군산항 내항 준설토투기장 활용 용역'에 착수하면서 전북 군산시의 '인공섬 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준설토투기장 철거를 요구해 온 서천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군산항 내항 준설토투기장 활용방안 구축 용역' 관련 자료조사 협조 공문을 군산시와 서천군 등 관계기관에 발송했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준설토투기장 인근 개발사업계획과 시설물 현황 등에 대한 자료를 조사한 뒤 내년 4월 말까지 준설토투기장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국토부가 준설토투기장을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군산시의 준설토투기장(인공섬) 개발 계획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의 용역계획안 발표에 앞서 군산시는 인공섬에 대한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인공섬을 서천군과 공유할 수 있는 체육공원과 관광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군산시는 또 월명산과 인공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구축하고 군산과 장항을 연결하는 군장대교와 전출입로를 연결해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군산시는 인공섬을 '서천군과의 화합의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갈등을 해소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서천군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은 '금강하구둑 해수유통 주장' 등 금강하구 환경 복원에 초점을 맞춰 금강하구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금강하구 인공섬을 체육·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군산시의 계획은 금강하구 환경 회복에 역행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군은 인공섬이 지금보다 더 규모를 키워 체육·관광단지로 탈바꿈하면 장항지역 침수 피해와 적조 피해, 철새들의 휴식처 파괴, 금강 하류 토사 퇴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군산시가 개발계획을 내놓으면서 금강하구 오염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금강하구 주변은 20년 넘게 생태계 교류를 막고 있는 하굿둑을 비롯해 하루 140만톤의 온배수를 배출하는 군산LNG복합화력발전소, 군산 신항만 보호를 위해 설치했지만 장항 앞바다의 급속한 토사퇴적을 일으키는 북측도류제, 서해연안 조류의 방향을 바꿔버린 새만금방조제 등 대규모 환경오염 유발 시설만으로도 이미 자정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또 다시 토건개발을 통해 금강하구에 오염원을 조성하는 계획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장대교 군산 측 끝지점(해망동)에 자리잡은 인공섬은 1970년대부터 내항 항로 준설토 투기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4공구로 나눠 조성됐으며 1·2·3공구(150만㎥)는 준설토 매립이 끝나 매립지가 조성됐고 나머지 46만 3000㎡는 올 연말이면 매립이 완료될 예정이다. 군산시는 매립지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 서울 여의도 수준으로 확대·개발한다는 복안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천=노왕철 기자no85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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