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송 모(52) 씨는 한참을 망설이다 제철과일 대신 바나나를 손에 들었다.

요즘 한창인 참외나 수박, 토마토 등 제철과일은 물론 국산과일 값이 적잖게 올라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 씨는 “물가도 올라 힘든 상황에 비싼 제철과일까지 사려니 부담이 됐다”면서 “과일을 안 먹을 수 없어 그나마 국산 보다 가격이 싼 수입산을 골랐다”고 말했다.

최근 제철을 맞은 국산과일 값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과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2일 지역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참외 등 일부 제철과일이 올 초 이상저온 등의 현상으로 출하시기가 늦어져 전년과 비교해 30% 이상 가격이 올랐다. 비싸진 국산과일 값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가격이 내린 수입산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롯데마트의 경우 과거 수박, 참외 등의 매출이 전체 과일 매출의 40%를 차지했으나 토마토, 수입포도에 밀려 참외는 지난해 5월과 비교해 매출 신장률이 마이너스 10.9%를 기록했다. 또 포도, 바나나 등 수입과일 역시 전년 대비 매출이 65% 신장하기도 했다.

수입과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 들어 5월까지 오렌지, 포도 등 과일 수입량도 작년보다 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관측정보를 보면 1~5월 수입과일 물량은 작년과 비교해 오렌지가 23%, 포도 21%, 바나나 12%, 파인애플 9% 증가했다.

오렌지는 관세 인하로 도매가격이 내려 4월은 전년보다 11.6%, 5월 2.1% 떨어졌다. 수입량이 21% 늘어난 칠레산 포도는 4월과 5월 도매가가 각각 14.6%, 11.5% 올랐는데, 이는 제철 국산과일 값의 강세로 수입산 포도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1~5월 평균 도매가 역시 작년보다 각각 3%, 25.9% 올랐다.

농협대전공판장 한 경매사는 “올 초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출하가 늦어진 국산 제철과일들이 이번 주부터 출하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화를 찾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과일 값에 수입과일 수요가 늘었지만 가격이 안정화되면 국산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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