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최근 국회 대신 자신의 지역구로 발길을 돌려 지역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 등으로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19대 국회가 사실상 처음부터 개점휴업에 따른 것이다.

의원들은 국회 원 구성 핵심 사안인 상임위 배분이 계속 지연되면 각종 국정 현안 및 지역 현안을 다룰 수 없다고 판단, 이 틈을 노려 지역구 활동을 강화하며 민생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은 최근 용수부족으로 가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을 찾아 농민으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지원 방안을 고심 중이다.

특히 홍 의원은 지난 9일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과 함께 용수공급 상황과 저수율 현황을 점검하는 등 용수공급 부족으로 시름에 빠진 지역민을 위로했다.

홍 의원은 농어촌공사 사장을 역임한 만큼 지역 현안 및 농업 전반에 대해 꿰뚫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도 홍 의원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홍 의원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지역 특산물 피해가 우려돼 성급히 내려오게 됐다”며 “누구보다도 지역민의 상심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 방면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은 11일 충남고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인권,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강연을 했다. 무엇보다 박 의원은 법조인 출신이라는 강점을 살려 법률 해석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대학교수들과 만남을 통해 지역 현안을 챙기기 위한 각종 포럼 발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선거 때 공약했던 아파트 수직 증축, 벤처기업 창업 지원청 신설을 위해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선 지역민과 공감대 형성을 통해 일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선진통일당 성완종 의원(서산·태안) 역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관련 정책 서적 등을 탐독하며 소관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뚜렷한 좌표를 정하지 못한 채 당 행사나 개인적인 활동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총선 이후 자신을 도와준 지역민을 만나거나 당 행사에만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지역 정치계 한 인사는 “상임위 구성이 지연되면서 국회 개원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핑계로 임기 초반부터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 소수 의원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충청권에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의원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면서 “단순히 지역활동이 아닌 표면적으로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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