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일을 맞은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조문객들이 일회용으로 사용한 헌화가 쓰레기와 함께 묘비 옆에 쌓여 있다. 장수영 기자furnhanul@cctoday.co.kr  
 

국립대전현충원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조화가 한 해 수 톤에 달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지속성과 편리성 등을 이유로 조화를 사용하는 방문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의식개선은 물론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따르면 공원관리 용역이 한 달 평균 수거하는 조화는 2.5t 트럭 4~5대 분량으로, 버려진 조화는 압축 과정을 통해 그대로 땅속에 매립하고 있다.

때문에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화학염료, 비닐 등으로 만들어진 중국산 조화에 대한 인체 유해성과 환경오염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충원 내 매장이나 인근 도로에서 영업하는 상인들도 생화보다는 조화 판매를 선호하고 있다.생화는 일정 시간이 지나 시들면 치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당일 판매하지 못하면 상품의 가치가 떨어져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방문객들도 생화보다는 조화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송이에 1200원, 한 다발에 1만 2000원 하는 생화보다 꽃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한 묶음에 2000원~5000원 하는 조화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이유다.

실제 이날 현충일을 맞아 12만여 명의 방문객이 찾은 대전현충원의 꽃 판매 매장은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조화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생화인 국화를 판매하는 곳은 한산했다.

방문객 조숙자(65·여) 씨는 “색감도 좋고 화려하기도 하지만 서울에서 살다 보니 자주 방문할 수 없어 시들지 말고 오랫동안 지속하라는 이유로 조화를 선택하게 됐다”며 “생화 자체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남들도 조화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충원이나 공원묘지 내 조화 반입을 금지하는 규정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이나 선진국은 공원묘지 내 조화 반입이 금지돼 있을 뿐 아니라 방문객들도 호국 영령에 대한 불경죄로 생각해 특별한 제한을 하지 않아도 생화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충원 측은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족회의 거센 반발 등을 들며 반입 금지 규정 도입이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충원 관계자는 “2년 전 환경오염 문제 등을 우려해 조화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는 캠페인을 전개했지만, 방문객들의 동참이 부족해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강제적인 조치보다는 방문객들의 자발적인 의식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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