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거관리위원회와 여성가족부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은 이후 공격용 악성 프로그램이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같은 확산 속에 인터넷을 통해 분산서비스거부(Distribute Denial of Service-디도스) 공격을 하거나 디도스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학생들이지만, ‘기분이 나쁘다’, ‘컴퓨터 실력을 과시하고 싶었다’는 등의 이유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 낮 12시 대전시 동구 홍도동 인근의 PC방 20곳의 컴퓨터 수백 대가 동시에 장애를 일으켰다.

이른바 ‘좀비PC’로 불리는 컴퓨터가 PC방 공중회선을 관리하는 라우터에 서버 장애를 일으키는 디도스 공격을 강행한 것이다.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범인은 다름 아닌 중학교 3학년생인 A(15) 군.

A 군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또 다른 중학교 3학년생인 B(15) 군이 판매한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을 구입한 뒤 이를 이용해 PC방 라우터를 공격했다.

A 군이 PC방 라우터를 공격한 이유는 인터넷 음성채팅 중 상대방이 자신에게 기분 나쁜 말을 한 데서 비롯됐다.

A 군은 음성채팅 중 자신에게 기분 나쁜말을 한 상대방의 IP(컴퓨터마다 가진 고유 주소)를 확인해 공격대상으로 정했고 그 곳은 홍도동의 한 PC방이었다.

A 군의 디도스 공격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해당 PC방뿐만 아니라 인근 PC방의 공중회선을 관리하는 라우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A 군의 디도스 공격을 받은 라우터의 장애로 인근 PC방 20곳이 일정 시간 동안 인터넷이 마비됐다.

또 다른 중학교 3학년생인 B 군은 해당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유포했다. B 군은 중국 사이트를 통해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공격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후 1만~2만 원을 받고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판매했다.

B 군은 컴퓨터를 특별히 배운 적이 없지만,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과 관련된 책을 보며 독학으로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엔 전문 해커들이 특정 목적에 의해 디도스 공격을 했지만, 올 1월 셧다운제 등에 불만을 품은 청소년들이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공격하는 등 디도스 공격이 학생들에게까지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방경찰청은 4일 A 군과 B 군을 정보통신망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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