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속된 소비침체로 호황을 누리던 백화점마저 매출 올리기에 힘겨워하고 있다. 파격 할인과 대규모 사은행사 등 고객몰이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굳게 닫힌 소비자 지갑은 좀처럼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대전지역 백화점 등에 따르면 올 초부터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역 백화점의 매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 한 백화점의 경우 올 들어 최근까지 매출 신장세를 분석해보니 전년과 비교해 제로(0%)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9%, 평년 13~14% 수준이던 매출 신장세와 비교하면 마이너스 매출이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또 다른 백화점도 올 1~5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매출 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이어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때 이른 무더위 등 계절적 요인까지 대내외 복합적인 상황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봄상품이 쏟아지는 4월 중순부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 정기세일기간임에도 사실상 매출이 바닥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부진은 불황을 타지 않던 명품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지역 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세도 지난해 20~30%에서 올해 7~8%대로 줄었다.

이처럼 지속된 매출 부진에 백화점들은 6월 초·중순 여름 신상품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기임에도 1만~3만 원대 파격할인, 반값 판매 등 ‘떨이행사’, 구매금액별 상품권을 주는 사은행사 확대 등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정기세일이나 브랜드세일 등 점포 차원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시기에 소비자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여 신상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판매촉진 행사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백화점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움츠러든 소비심리 회복에는 여전히 약발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2일 오후 한 백화점에는 주말을 맞은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나 대부분 식당가와 극장, 할인행사가 진행 중인 매장에만 집중될 뿐 정상 판매 매장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모객차원에서 대규모 할인행사 등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오히려 ‘행사전문백화점’이란 인식이 생길 수 있어 장기적 대안은 될 수 없다”면서 “백화점을 단순히 제품을 사는 곳이 아닌 놀이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다양한 복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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