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한 에어컨 뒷면. 가스관 일부가 잘려나갔고, 관을 결속했던 테이프가 터져있다. 독자 제보

 
 

국내 유명회사의 가정용 에어컨이 갑자기 폭발해 집안에 있던 가족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불안해진 가족들은 에어컨 제조사와 설치업체 간 책임전가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지난 3일 저녁 에어컨을 틀었다가 갑자기 굉음과 함께 에어컨이 폭발해 가족들이 놀라 황급히 집밖으로 나왔다”며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삼성전자의 신형 에어컨이 설치 3일 만에 어떻게 폭발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제조사와 설치업자 간 책임전가로 이렇다 할 보상조차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씨가 사고 직후 삼성전자 고객센터에 항의전화를 했지만 센터 측은 “설치업자 소관이므로 삼성전자는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설치업자 역시 “해당 제품이 단종된 상품이므로 구입한 제품보다 등급이 낮은 제품을 재설치 할 수 밖에 없다”며 “로또맞으셨네요. 법대로 하세요”라고 비아냥거리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이 씨는 “다섯살짜리 딸이 에어컨이 폭발한 뒤 너무 놀라 이 더위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방에서 나오지를 못하고 있는데도 삼성과 설치업자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며 “삼성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가 일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보고 구입한건데 이따위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에 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에어컨은 타 전자제품과는 달리 제품품질 외에도 설치품질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는 제품”이라며 “우리쪽에서도 설치업자와 협의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보상을 할 예정이지만 설치업자 측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증된 매장에서 인증된 설치업체가 설치하는 것 외에 온라인거래를 통해 개인업자가 설치한 문제까지 책임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은 에어컨 폭발은 흔한 일이 아니며, 인증되지 않은 설치기사의 단순한 실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에어컨 설치업자들은 이같은 사고가 재발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어컨 설치기사는 “지난해부터 삼성에어컨 냉매에 적용된 410가스가 기존 프레온가스보다 압력이 높아 배관결속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을 시 폭발의 가능성이 있다”며 “이달들어 대구에서도 1건의 유사사고가 일어나는 등 이사업체나 인증되지 않은 업자가 신형 에어컨을 설치했을 경우 이같은 사고는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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