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제역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축산농가들이 암울한 하반기 전망에 애를 태우고 있다.

급락을 거듭하며 바닥까지 떨어졌던 산지소값 회복세는 더디기만한 상황에서 하반기 출하물량 집중에 따른 또 한번의 가격 폭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 여파에 따른 가격 약세와 사료값 상승, 조사료 생산량 감소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악전고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축산농가들은 시세회복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마져 사라진 우울한 상황에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상반기 회복세를 보이던 한우 가격이 하반기에는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 급락했던 한우 가격(도매)이 1월 이후 ㎏당 1만 3000원선까지 회복되면서 전년보다 7% 가량 높게 형성됐었다.

그러나 5월 이후 한우 출하가 급격히 줄어들고 8월과 9월 추석(9월 30일)을 전후해 출하가 급격히 몰릴 경우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폭락이 예상된다.

실제 상당수 농가들이 추석을 즈음해 출하시기를 맞춰놓고 있고 암소도태를 신청한 농가들의 출하물량 역시 하반기에 집중돼 급격한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폭락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한우 송아지 가격 역시 하반기 가격 폭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농가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송아지의 경우 구제역 여파로 지난해 1월과 2월 전국 한우농장에 대해 정액 공급이 중단됐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과 11월 사이 태어난 송아지는 7만 4000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10만 마리 이상 감소하며 가격 회복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정액 공급이 재개된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정액 판매량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태어난 송아지는 무려 23만 6000마리로 급격히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송아지는 7개월령부터 시장에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이후 출생한 송아지들이 7월 이후 본격 출하될 경우 추석을 정점으로 송아지 가격 역시 폭락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송아지 입식물량 조절을 당부하고 한우암소감축장려금지원사업을 통해 큰암소의 조기출하를 독려하고 있지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폭락 사태를 차단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란게 대다수 축산농가들의 시각이다.

충남의 한 축산농민은 “사료값은 계속오르고 생산 감소로 조사료 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나 싶어던 소값마저 또다시 폭락한다면 농장운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면서 “축산농가를 위한 현실적인 수급대책과 함께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소비촉진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