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을 넘긴 민주통합당 당권 레이스가 반전을 거듭하면서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당 대표에 도전한 8명의 후보가 전국 14곳을 돌며 벌이고 있는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이해찬 후보와 김한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25일 이 후보가 지역구인 세종시가 위치한 대전·충남에서 압도적인 몰표를 얻으면서 김한길 후보를 누르고 누적 집계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수도권 등 앞으로 남은 6곳의 선출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초 이번 선출대회는 친노(친 노무현)계의 좌장격인 이해찬 후보의 선두 질주가 예상됐지만, 지난 20일 울산에서 열린 선출대회에서 김한길 후보가 1위를, 이해찬 후보가 4위에 머물면서 파란을 예고했다. 친노 색깔이 짙은 부산지역에서 21일 열린 선출대회에선 이해찬 후보가 다시 1위로 올라섰고, 김한길 후보는 3위로 주저앉았다.

22일 광주·전남에선 강기정 후보가 예상 밖의 1위를 차지했고, 24일 진행된 대구·경북 선출대회에선 김한길 후보가 다시 1위로 올라서면서 ‘이해찬 대세론’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위기에 빠진 이해찬 후보의 지원군으로 나선 것은 대전·충남이었다. 25일 열린 대전·충남 선출대회에서 지역 대의원들이 이해찬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주면서 이 후보는 다시 1위 자리를 고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6일 경남 선출대회에선 다시 김한길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어주는 결과가 초래했다. 다행히도 이해찬 후보는 대전·충남의 몰표 지원에 힘입어 여전히 누적 집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애초의 대세론과 달리 이해찬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대권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당 내 계파 간의 힘겨루기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재인-이해찬’, ‘김두관-김한길’ 등으로 묶이면서 지역에 따라 당 대표 지지 후보가 달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해찬, 김한길 후보의 승리 여부에 따라 당 내 대권 후보들의 표정도 수시로 바뀌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선 이해찬-김한길 후보가 혼전을 거듭하면서 최종 승패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경선과 모바일 투표가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제주에 이어 29일 충북·세종, 30일 강원 등 전국 시도당을 순회하며 대의원 현장투표(30% 반영)를 진행한다. 이어 내달 5~6일 시행되는 일반 시민과 당원 대상 모바일 현장투표(70% 반영)를 합산해 6·9 임시전대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두 다툼을 하는 두 명의 당 대표 후보 모두 당을 이끌어 갈 능력이 충분하다”라며 “이번 당 대표 선출 대회가 최소한 전국적인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