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위 토목공사를 포함해 '걷는 길'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청주시 '우암산 둘레길' 조성 사업이 기존 숲길을 최대한 활용한 자연친화적 걷는 길로 조성된다. 27일 청주시에 따르면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 행정안전부 공모를 통해 국비 5억 원이 확보됨에 따라 시비 10억 원과 함께 총 15억 원을 들여 청주지역 대표 휴식공간인 우암산 일대에 (가칭)둘레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 시는 오는 2013년 말까지 총 사업비 47억 원을 들여 국립청주박물관~용호사~옛 용담파출소~삼일공원을 잇는 둘레길을 조성하는 기본구상을 마련했다.

특히 현재 양방통행의 자동차 위주로 이용되고 있는 우암산 순환도로(삼일공원~우암산터널) 구간은 일방통행으로 변경하고, 기존 1.5m의 보도를 4m 이상의 보도와 자전거도로로 전환한다는 복안이었다. 장기적으로는 명암저수지~산성간 연결도로 개설에 따라 지방도 기능이 폐지된 산성 옛도로가 철거되고 산책로가 조성되면 이와 연계해 청주를 대표하는 대단위 걷는길을 완성한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하지만 거주지역이나 명소 따위의 주변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길을 활용하는 둘레길이 아닌 사실상 대규모 토목공사에 가깝다는 비판에 적잖은 논란을 불러왔다. 이런 가운데 행안부 공모에서 이같은 부분이 정부의 걷는길 조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으며 우암산 순환도로에 대한 공사를 제외한다는 조건으로 국비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는 순환도로가 있는 우암산 서부지역은 제외하고, 예산을 대폭 축소해 동부지역만 둘레길을 조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정부의 걷는 길 조성 원칙에 따라 숲길을 이용하되 환경훼손을 피하고, 가급적 우암산을 넓게 활용하는 오솔길 수준으로 조성하는 한편, 위험한 곳만 인공시설을 해 안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청주박물관과 연계해 박물관을 일부 개방하고 코스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시 관계자는 "인공적인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옛길과 숲길, 마을길 등을 활용해 이야기가 있는 자연친화적 걷는길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현재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답사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둘레길 현장답사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우암산 둘레길이 조성되면 서부지역은 청주 시가지를 바라보며 걷기 좋은 곳이고, 동부지역은 자연풍광 속에서 걸어보는 걷는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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