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잠룡 가운데 한 명으로 분류되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23일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시점이 오면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대전을 방문한 정 전 총리는 기자들로부터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기다려달라”며 이처럼 말했다.

정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재오, 정몽준, 김문수 등 비박(비박근혜)계 대권 후보들의 움직임과 여권의 상황을 지켜본 후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지난 3월 동반성장위원장직을 사퇴한 후 ‘동반성장연구소’ 설립을 준비하는 등 대선을 향한 행보를 밟아가고 있다.

동반성장연구소는 정 전 총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적당한 시기에는 대선 핵심 캠프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길이라면 대선에서 반드시 역할을 하고 싶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쳐왔다.

이런 배경을 종합해 볼 때 “시점이 오면 결단을 내리겠다”는 발언의 속내에는 대선 출마에 대한 가닥을 잡았으며, 다만 선언 시기와 방법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무소속으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어떤 과정을 거쳐 대권 경쟁에 뛰어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는 정당에 소속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여권의 어느 세력과 손을 잡을지, 또 직접 대권에 뛰어들지, 대권 후보의 동반자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