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중 교사의 사소한 말 실수에 학생들이 교사에게 사과와 함께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큰 논란을 빚고있다. 이번 일은 교사의 적절하지 못한 수업방식과 말 실수에 의해 빚어진 것이지만 학생들의 교사들에 대한 교권경시 풍토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사의 실수를 학생들이 집단으로 항의하는 방식과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교권추락 현실이 안타깝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17일 음성여중 1학년 과학시간 ‘힘의 원리’에 대해 수업을 진행하던 Y 과학교사(28)가 한 학생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한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 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과학수업에서 Y 교사가 체격이 큰 비만 학생 1명과 다소 왜소한 학생 1명씩을 불러내 서로를 끌어당기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왜소한 학생이 체격이 큰 학생의 힘에 의해 딸려오자 이 교사는 ‘큰 힘에 작은 힘이 딸려오는 것’이 힘의 원리(힘의 3요소)라고 설명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말에 자존심이 상한 비만 여학생이 울음을 터트렸고 이때 한 학생이 일어나 ‘사과하라’고 외치자 대다수 학생들이 사과하라고 Y 교사를 몰아세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Y 교사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빌어 사과하라고 까지 요구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Y 교사는 울고있던 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순식간에 학교는 물론 학생들을 통해 학부모들에게까지 알려지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돼 논란을 빚었다. 음성여중 한 학부모는 "아무리 시대가 학생인권을 존중하는 시대라해도 이것은 너무하다"면서 "학교 교육이 거꾸로 가고 교권이 무너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음성여중 교감은 "당시 학생들이 장난스런 분위기 속에서 사과하라고 해 Y 교사가 울고있던 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사과한 사실은 있다"며 "Y 교사가 책상에 엎드려 울고 있던 학생과 눈높이를 맞추기위해 자세를 낮춘 것이 무릎을 꿇은 것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음성교육지원청 관계자도 "더 정확하게 사실 확인 등을 거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22일 충북도교육청도 진상조사후 “교사의 말 실수에서 빚어진 사건이지만 학생들이 교사에게 사과와 함께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한 것은 교육현장에서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로 개탄스럽다”며 “교사가 무릎을 꿇은 사실은 전혀없다”고 밝혔다.

음성=장천식 기자 jangcspro@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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