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들이 충남 서해어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나흘 사이 벌써 6척의 중국어선이 불법조업을 하다 태안해경에 나포됐다.

지난해 말 정부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활동에 대한 처벌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태안해경에 따르면 최근 충남 서해안에서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9시경 제한조건 위반으로 중국어선 요영어호(유망·74t) 등 2척을 연이어 나포했다.

이들은 우리 서해 상에서 조업을 한 뒤 일지를 부실기재하는 등 제한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8일과 19일에도 어획물을 축소 기재한 중국어선 요와어운 25049호(122t) 등 2척이 태안해경에 나포됐다.

이처럼 중국어선들이 충남 서해안으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연안 어장이 이미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오·폐수가 연안으로 유입됐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난 만큼 수산물 소비가 급증하면서 어장이 황폐화됐다는 분석이다.

중국어선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막 나갔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불법조업 규모는 지금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하지만 2001년 한·중 어업협정이 발효되면서 우리나라 EEZ(배타적경제수역)에서 조업할 수 있는 중국어선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이들이 충남 서해안을 제집 드나들듯 하기 시작했다.

중국어선들은 주로 3~5월과 자신들의 휴어기가 지난 10~12월에 서해에 들어와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특히 충남 태안의 조기와 멸치, 꽃게 등은 이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서해가 황금어장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어선들이 서해안과 가까운 지역에 진을 치는 건 이미 일상화가 됐다”며 “서해 상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은 따로 어획물 운반선을 운영하면서 EEZ 법에 규정된 어획량 이상을 잡는 경우가 많아 조업일지 부실기재 등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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