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사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건축자재를 전문적으로 훔친 기업형 절도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충남 연기경찰서는 12일 전국 공사현장에서 13억여 원대의 건축자재를 훔친 김 모(45) 씨 등 4명을 특가법상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로부터 자재를 사들인 이 모(65) 씨 등 12명을 장물취득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지난해 4월 12일 오전 1시경 충남 연기군 전의면 모 전기자재 창고에 침입, 보관 중이던 7000만 원 상당의 전선케이블을 미리 준비한 대포차에 싣고 달아나는 등 지난해 2월 초부터 최근까지 전남, 강원, 울산 등 전국을 돌며 80여 차례에 걸쳐 13억 5000여만 원 상당의 건축자재를 훔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전국 공사현장에 쌓여 있는 건축자재를 전문적으로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펌프, 용접기는 물론 헤머드릴, 전기계량기, 믹서기, 커터기 등 돈이 되는 물건이면 닥치는 대로 훔쳤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초 경기도 이천시 대량면 김 모(37) 씨가 빌린 컨테이너 박스에 훔친 건축자재를 보관하다 장물아비 이 씨 등에게 시중 가격의 20~30% 정도에 팔아넘겼다.

또 훔친 물건을 보관할 장소가 모자라 경북 김천시 감문면 버섯재배사를 빌려 보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거나 경비원이 없는 허술한 공사현장만을 노려 심야시간대에 범행을 저질렀다.

한편 경찰은 이들로부터 대포차량 4대와 전기드릴, 양수기, 자동차 배터리 등 건설공구 1만여 점, 타이어 400개 등(시가 8억 7600만 원 상당)을 압수하는 한편 달아난 박 모(49) 씨 등 3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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