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00여 일간 무섭게 치솟던 기름값이 지난달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정도는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제 유가 수개월 전부터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역 주유소 가격은 여전히 2000원 대를 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www.opinet.co.kr)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대전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2021.58원으로 전날보다 3.58원이 내렸다.

충남지역도 전날보다 ℓ당 2.34원 내린 2046.18원을 기록했다.

대전지역 휘발유 값은 지난달 22일 2066.91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27일째 연일 내려 이 기간 동안 45.33원이 떨어졌다.

충남은 지난달 20일 2069.52원을 기록한 뒤 29일간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이 기간 중 23.34원이 내려 대전보다 내림 폭이 적었다.

이달 정유사 휘발유 주간 공급가격도 4월 첫째 주(1997원)보다 ℓ당 75원 하락한 1922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하락세에도 지역 주유소 판매가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실제 대전시내 주유소의 ℓ당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서구가 2024원, 동구 2021원, 중구 2008원, 유성구 2042원, 대덕구 2007원 등으로 여전히 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1900원대인 주유소는 대덕구가 48개(전체 70개), 중구 33개(52개), 서구 28개(56개), 동구 20개(48개), 유성구 16개(56개) 등에 불과했다.

시민 박 모(39) 씨는 “국제 유가는 수개월 전부터 내리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정부는 수많은 유가 안정화 대책을 쏟아내지만 여전히 주유소 가격은 2000원대를 넘고 있어 한숨만 나온다”면서 “기름 값이 오를 때는 초고속이고 내릴 때는 완행열차 수준이니 서민 죽으라는 얘기”이라고 힐난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 기름값의 유류세 비중은 판매가의 절반에 이르지만 소비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7년 전년대비 5.3% 증가했던 휘발유 소비는 유가가 급등했던 2008년에 0.8% 느는데 그쳤으며 2009년과 2010년에는 4%대로 증가했다.

그러나 사실상 유가 100달러 시대가 시작한 2011년에는 9.2%나 늘기도 했다.

ℓ당 2000원대가 넘는 기름 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23일 알뜰주유소에 이은 ‘유류 소비 감소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에는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과 연비가 떨어지는 노후 화물차에 대한 교치지원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져 향후 유류 소비 감소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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