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과 교수들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KAIST 사태가 학생들의 움직임으로 번지면서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KAIST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이하 학생모임)’은 21일 오전 10시부터 학교 본관 앞에서 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는다.

이에 맞춰 KAIST 총학생회도 이날부터 학교 현안과 서 총장 퇴진 등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구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학내모임은 최근 ‘총장님께 드리는 글’이란 공개 서한을 통해 “우리는 학내 분쟁이 극단을 향해 달리고 있는 현실과 KAIST의 위상이 점차 실추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오늘날 총체적 난국의 원인은 총장의 독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6년이 지난 지금 총장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총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전공책을 들고 본관 앞으로 나아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집회가 기말고사 기간에 열리는 것을 고려해 본관 앞에 자유열람실을 마련, 공부하는 집회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KAIST 총학생회는 최근 학우들에게 전하는 공개 글을 통해 지금까지 일련의 학교본부와 교수 들의 행태를 꼬집고 나섰다.

총학은 최근 전개되는 학내 사태에 대해 “이 싸움은 서 총장과 교수들의 다툼일 뿐 누구도 우리를 대변하거나 걱정해 주지 않았다”며 “교수협의회와 서 총장이 아닌 제 3자가 볼 때에는 이미 이 갈등의 프레임은 학교가 원하는 대로 총장과 교수들의 패권다툼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또 총학은 “이 막장 싸움이 끝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모으고 방향을 정해야 할 때”라며 실력 행사를 예고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학생들의 공통된 목표가 ‘총장 퇴진’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 총장에 대한 압박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한편 서 총장은 최근 수사가 진행 중인 모바일하버 특허 논란과 학내 현안에 대해 교협에 공개 토론회를 요구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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