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평균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치매의 유병률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드물게는 30~40대에 발병하기도 한다. 하단의 그림자의 이미지는 치매를 소재로 해 인기를 끌었던 김래원과 수애 주연의 SBS 천일의 약속 방송 캡쳐. SBS 제공  
 

인간의 평균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치매의 유병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들 중 10%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수의 치매 환자들은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 없이 단순 보호 또는 방치 상태에 놓여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에 걸리게 되면 기억력 상실, 언어장애, 행동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은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한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상봉 교수의 도움말로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

◆치매=조기 진단·치료하면 진행 늦출 수 있어

치매란 인지기능의 장애로 일상생활, 직업생활, 사회생활 등에 지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은 아니고 정상노화에서 병적인 노화로 점진적으로 이행한 결과로 나타난다. 인간의 인지능력은 일반적으로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기억력, 시공간인지 능력, 계산능력, 성격변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인지기능 장애 여부는 보호자 설문지나 몇가지 신경심리검사로 외래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다. 기억장애만 있고, 다른 인지능력장애는 없을 때 이를 '치매'라 하지 않고, '기억장애' 또는 '경도의 인지장애'라고 한다. 그러나 초기에는 기억장애만 있다가 나중에 치매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최근의 연구 결과 이들 중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고, 그 수는 3년 안에 약 50%로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치매의 원인 질환=알츠하이머병과 혈관치매 등이 대부분

치매의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한데,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치매가 우리나라 치매 원인 질환의 80~90%를 차지한다. 서양의 부검 연구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치매가 공존하는 경우가 많게는 30~40%에 이른다고 한다. 그 외에도 수두증, 갑상선 질환, 신경매독, 약물 부작용, 영양성분 결핍, 머리 외상, 우울증 등의 원인에 의해서 치매 증세가 발생할 수 있다. 치매의 진단은 각종 인지기능검사, 일반적인 혈액검사(비타민, 갑상선 호르몬, 매독균 등), 뇌혈관질환에 의한 혈관치매나 만성 경막하 출혈, 뇌종양 등의 뇌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뇌 컴퓨터 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 검사(MRI)를 통해 내리게 된다.

◆알츠하이머병=고령일수록 유병률 높아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특정부위(측두엽, 두정엽 부위)에 신경독성물질이 축적되면서 신경손상이 진행돼 점차로 치매 증세가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는 대부분 단순한 기억력 저하 등으로 시작되지만 병이 진행하면서 언어 구사력, 이해력, 읽고 쓰기 능력 등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온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환자들은 매사에 불안해 하기도 하고 공격적이 되며, 무작정 집을 나와서 길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세들이 짧게는 6~8년, 길게는 20년 넘게 점진적으로 진행되다가 마침내 사망에 이른다. 드물게 30~40대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 질환은 보통 65세 이전에는 발병하지 않으며 나이가 들수록 점차 증가해 85세 이상 노인의 약 절반정도가 이 질환을 앓게 된다. 또 이 질환은 남자보다는 여자에서 좀 더 유병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혈관치매는 뇌혈관질환에 의한 뇌 손상 후유증으로 치매가 발생한다. 따라서 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과음 등의 위험인자들을 철저하게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생활 습관으로 뇌졸중과 혈관치매가 생기는 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치매환자의 증상완화=약물로 조절 가능

알츠하이머병에서 인지기능 장애의 원인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과 관련이 많은데, 치매가 심해질수록 아세틸콜린이 더욱 감소하기 때문에 이 물질의 감소를 막아주는 약제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약제들은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며, 주로 치매 초기에 병의 진행을 느리게 해서 치매 증상들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조기에 치료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치매가 진행되면서 불안감, 초조감, 성격변화, 가족이나 주위 사람에 대한 공격성, 환각 증세, 성적 욕구 증가, 피해망상, 수면장애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정신적, 신체적인 고통을 주기 시작하며, 치매 환자가 결국 요양시설에 입원하게 되는 주된 원인이 된다. 이러한 증세들은 적절한 약물로써 조절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매 전문의와의 진찰과 상담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상봉 교수는 "치매는 당사자인 환자는 증상을 잘 모르거나 표현을 할 수 없지만 환자 가족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병이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 등 돌보는 사람이 병을 이해하고 치료와 간호수칙을 잘 알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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