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모 중학교에 다니는 최모(14) 군은 학기 초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려왔다. 유달리 작은 덩치 때문에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속칭 '빵셔틀'은 기본, 용돈을 뺏기기도 수차례. 결국 최 군은 이 사실을 스쿨폴리스에게 털어놨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직원들의 중재로 원만한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여전히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학교폭력. 이 가운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충북 경찰의 남다른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학교 폭력 신고는 117

117신고 센터는 올해 1월 11일 출범한 이래 줄곧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학교폭력 신고 집결지다. 종전 경찰청이 운영하는 One-Stop 지원센터(117),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Wee센터(1588-7179), 여성가족부의 CYS-Net(1388)으로 분산됐던 기존 학교폭력 신고전화를 ‘117’ 단일번호로 통합한 것. 충북 경찰도 학교 폭력에 대해 신고, 대응, 사후 보호의 3단계로 구분해 신고 전화를 접수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신고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역 내 학교를 순회하며 117 홍보와 학교폭력 사건 조사 시 신고자 인적사항을 미기재하는 등 신고자 익명성까지 보장하고 있다.

이에 학교폭력 사건을 선도처벌대상으로 분류, 선도 대상에 대해서는 재범방지 및 실질적 피해회복도 유도하고 있다. 이 같은 충북 경찰의 노력에 힘입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폭력은 신고하면 해결 된다’ 는 인식으로 확대됐고 신고자의 익명성을 보장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17 신고는 갈수록 증가하고있다.

지난해 12월 종합 포털사이트 ‘안전Dream’ 오픈 후 지난해 12월 한달 간 77건에 불과하던 117 신고는 지난 1월 616건, 2월 1124건, 3월 2386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4월은 지난 23일까지 2086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북 경찰은 오는 31일 자체 117신고 센터를 개소, 보다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도 세웠다.

내 트위터 친구는 경찰관

충북 경찰의 학교폭력에 대한 이색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폭력의 실제 가·피해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SNS를 통한 ‘일대일 멘토링’을 맺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학생들 대부분이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청주 상당경찰서 김진욱 경장이 제안한 ‘내트친프로젝트’는 학교폭력예방 우수사례로 꼽힌다.

경찰은 학교폭력 사건을 적발, 처리하거나 범죄예방교실 등을 통해 만난 학생들과 트위터 친구를 맺고 일대일 멘토링을 하게 된다. 피해자가 혹시 신변에 불안을 느끼지 않는지, 가해자가 또다시 학교폭력에 가담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지난 4월 청주시 청소년 광장에서 과거 말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중학생 양모(여·15) 양이 친구 신모(여·15) 양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욕설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신 양은 SNS를 통해 피해사실을 알렸고 이에 경찰은 즉시 가해학생과 해당학교 학생 부장 등을 불러 선도심사위원회를 개최했다. 또 경찰은 직접 학교폭력 전문 교육기관을 섭외, 선도교육 까지 주선해 실적주의의 무분별한 입건 조치가 아닌 재범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선도 방법을 선택했다.

청주상당서 여청계 관계자는 “학교폭력 신고 상담전화인 ‘117 신고센터’도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직접 통화보다는 SNS, 메시지 등으로 의사를 전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며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일대일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교사들과도 많은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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