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오는 4월 당협위원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친이 측과 친박 간 ‘자기사람 심기’를 위한 계파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낙천 인사가 탈당한 뒤 당선돼 복당한 경우 현재의 당협위원장과 경합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양 계파 간 이해관계도 첨예해 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당협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친이와 친박 간 신경전은 4월 재·보궐 선거와 5월 원내대표 경선, 그리고 박희태 대표가 오는 4월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양 계파 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양 계파 간 충돌은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친박 복당파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은 “지난번 당원협의회 운영에 관해 원외위원장 추진협의회가 구성돼 많은 잡음과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며 “별개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당법이나 정치관계법을 개정하겠다고 하고, 국내에도 없는 정치 실세라는 사람 이름이 등장하고, 그렇게 되면 결국 한나라당 내에 또 하나의 세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특히 “현역 의원이 입당하면 당연히 당협위원장은 현역 의원을 우선으로 해서 자리를 확보하는 게 관행”이라며 “그럼에도 아직 그런 조치가 없고, 당헌에 있는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자꾸 잡음을 일으킨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친이계인 박순자 최고위원(경기 안산 단원을)은 “사실 원외 당협위원장의 활동이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와 최고위원, 중진들이 어떻게 하면 전국의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입지나 지역구 활동을 위해 당에서 지원할 수 있을지 진지한 토론을 했으면 한다”고 현 원외 당협위원장을 감쌌다.

친이계인 공성진 최고위원(서울 강남을)도 “한 달 전 결성된 협의회는 친이, 친박을 망라한 원외위원장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결집해 보낸 것이지, 분란의 소지가 있게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개특위에서 논의를 시작할 것이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공개석상에서 더 이상 말씀이 없었으면 한다”고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시켰다.

앞서 지난 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 친박 현역 의원과 친이계 인사의 임명을 놓고 논란이 일자 결국 보류 시킨바 있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