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를 지낸 전직 유명 씨름선수를 앞세워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을 팔아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남 당진경찰서는 14일 노인들을 상대로 저가의 건강기능식품을 고가에 판매해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전 천하장사 A(55) 씨 등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같은 혐의로 B(32) 씨 등 6개 업체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무료관광 등을 미끼로 충남 일대 농촌 노인들에게 각종 행사장 관람과 식사를 제공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업체로 이동, 갖가지 유인책을 통해 모두 5000여 명으로부터 19억 원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노인의 상당수가 이해력과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용해 친숙하게 다가가 시가보다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제적 능력이 없는 일부 노인들은 정부에서 지급하는 기초생활급여와 노령연금을 받아 할부로 물품대금을 지급토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전직 유명 씨름선수 A 씨는 직접 충남 금산의 건강기능식품 업체 바지사장과 일명 뒤집기강사로 근무하면서 노인들에게 “믿을만한 제약회사에서 만든 만병통치약”이라고 허위로 광고하고 업체로부터 한 달에 400만 원의 급여와 판매물품 당 5000원의 인센티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 노인 대부분은 A 씨의 ‘이름값’을 믿고 아무런 의심 없이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했다. A 씨는 3년 전 씨름연맹 위원장직을 그만두고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상태에서 후배의 소개로 건강기능식품 사장을 소개받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 나머지 4개 업체도 비슷한 수법으로 순박한 노인들의 목돈을 가로채 왔다. 일부 업체는 각 지역의 재건축 사무실을 임대받아 휴지와 샴푸 등 경품을 준다며 노인들을 모으고 고가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뒤 다른 지역으로 도망가는 일명 ‘떴다방’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자금을 대주는 총책과 노인들을 모으는 모집책, 건강기능식품을 선전하는 강사, 손님들 속에서 아양을 떨거나 면박을 주면서 물품을 구매토록 하는 판매원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당진=천기영 기자 chun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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