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들이 좋아하는 제철과일을 사려고 시장을 찾은 주부 김 모(39) 씨는 과일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수박을 사려고 했으나 수박 값이 예년과 비교해 너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올 들어 전체적인 물가가 올라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은데 제철 과일 가격까지 크게 오르면 서민들은 뭘 먹어야 하나”라며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도 올해는 쉽게 먹기 힘들 것 같다”고 푸념했다.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제철 과일인 수박과 참외 등의 출하가 본격 시작됐지만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오른 가격에 소비자들이 부담이 적지 않다.

겨울 한파 등 작황부진으로 출하량이 줄고 출하시기가 늦어지면서 당분간 이같은 가격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도매가격정보에 따르면 이날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7㎏ 내외 수박(상품) 도매가는 1만 9000원으로 일주일 사이 2400원이 올랐다.

이는 하우스 수박 출하가 본격 시작된 4월 평균 도매가격(1만 8280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4616원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올랐고, 평년 가격(1만 3272원)과 비교해도 43.1%나 높다.

제철 과일인 참외 가격도 크게 올라 이날 상품(10㎏) 기준 도매가는 6000원으로 일주인 전 보다 320원 정도 내렸지만 작년(4191원)과 비교해 43.1%, 평년보다 38.7%나 비싸다.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마트 등 소매가 역시 지난해 보다 크게 올랐다.

이마트는 6~7kg 수박 한통에 2만 900~2만 2900원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1만 5000~1만 9000원이며 농협하나로클럽에서는 9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만 3000~1만 4000원에 판매되던 것과 비교하면 4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참외 역시 1.2㎏(1봉)에 8800~8900원선으로 작년보다 20~30%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처럼 제철과일인 수박과 참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봄철 고르지 못한 기상으로 주산지 수확이 늦어지고 출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 가격이 대폭 올랐다는 게 유통업계 측의 설명이다.

또 수박 주산지인 경남 의령과 전북 정읍, 참외 산지인 경북 성주 등이 지난달 강풍 피해와 저온 현상으로 수박 생산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조량 부족과 작황부진이 이어져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수박은 지난해 보다 1㎏ 정도 크기가 줄고 가격도 높게 거래된다”면서 “석가탄신일로 휴일이 이어지는 이달 27~28일을 정점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다 노지 수박이 본격 출하되는 7월 정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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