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햇살을 등진 도담삼봉이 안개와 어우러져 강물 위에 실루엣을 뉘이고 있다. 단양8경 중 으뜸으로 꼽는 도담삼봉은 정도전, 이지함 같은 문인이나 김홍도, 최북 등 이름 높은 화가들이 즐겨 찾던 명소다. 단양군청 제공  
 
단양을 관통하는 남한강은 산이 많은 단양에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절경을 선물했다. 해마다 많은 여행객들이 단양8경을 감상하러 찾아오고 소백산 자락에는 등산객들이, 고수동굴과 산림욕장에는 자연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여유가 묻어난다. 때문에 단양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풍경이 모두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곳. 단양8경만 둘러보기에도 단양은 당일치기 여행으로 부족할 정도다. 여덟가지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있는 단양8경 여행만으로도 단양은 충분히 여행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번주 금토일 여행지로 충북 단양을 추천한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단양8경 제1경 도담삼봉

단양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단양8경이다. 중국에 소상8경이 있다면 국내에는 단양8경이 있다며 단양의 아름다움을 극찬했던 퇴계 이황 선생은 단양을 삼선구곡(三仙九曲)이라 부르며 마음을 빼앗겼다고 한다.

특히 김홍도, 최북, 이방운 등 영·정조 시대 이름높은 화가들이 도담삼봉을 화폭에 담았고 퇴계 이황은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 데 /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별빛 달빛 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고 노래했다.

조선왕조의 개국공신 정도전과 토정 이지함 선생도 쉬어갔다는 단양에는 과연 어떤 매력이 숨어있는 걸까? 단양8경 중 한 곳만 찾아도 그 이유가 훤히 보이니, 8경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도담상봉을 찾아가 봤다.

단양의 남한강 물줄기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세 개의 바위 봉우리로 가운데 있는 가장 큰 바위를 남편봉, 양 옆의 바위를 처봉, 첩봉이라 부른다. 삼봉 중 가장 큰 봉우리가 장군봉(남편봉)이다. 충주댐 만수위 때 6m나 우뚝 솟아 장군처럼 위엄있는 자태를 하고 있어 그렇게 불린단다.

그 곁에 아름다움과 희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봉이 첩봉이며 이를 외면하고 점잖고 얌전히 앉아 있는 듯한 북봉이 처봉이라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첩을 둔 남편에 화가 난 아내가 토라져 등을 돌리고 있는 처봉은 그 사연을 들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

도담삼봉이 있는 강변에서 유람선을 타면 단양8경의 제2경에 속하는 석문을 볼 수 있는데 사람의 손으로 빚은 것 같은 조형미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도담삼봉은 단양8경 중 으뜸이며 정도전 선생이 유년시절을 여기서 은거하며 이곳의 경치를 즐겨 선생의 호를 삼봉에서 땄다는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평상시에는 강폭이 150m 정도인데 충주댐 만수위 때는 강폭이 200여m나 된다. 중봉 중턱에 영조 42년(1766) 가을 116대 단양 군수였던 조정세 선생이 능영정을 창건했다고 한다. 폐허된 것을 삼도정이란 이름을 붙여 복원해 놨다.

수려한 비경을 간직한 단양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도담삼봉. 그저 보고 지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전설까지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의미 깊은 여행지로 기억될 듯하다. 더욱이 도담삼봉은 일출명소로도 유명해 관광객들이 한해의 소원을 비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구담·옥순봉

그밖에 거북이가 절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의 구담봉, 옥빛의 대나무순 같다해 이름 붙여진 옥순봉, 시선을 압도하는 절벽인 사인암, 흰바위가 마당을 이룬 하선암, 푸른 계곡 중선암과 상선암이 단양 8경에 속한다. 단양팔경 가운데 하나인 옥순봉(해발 330m)과 구담봉(해발 286m). 산과 호수의 절묘한 조화를 유유자적하며 감상할 수 있어 낭만적이다.

구담봉은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물 속에 비친 바위가 거북과 비슷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고 옥순봉은 바위들이 대나무순 모양으로 우뚝 치솟아 절개 있는 선비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옥순봉 맞은편으로는 수려한 산세로 유명한 금수산이 펼쳐져 있는데, 원래 백암산이라 불렸지만 단양군수였던 이황 선생이 비단에 수놓은 것 같이 곱다고해서 금수산으로 바꿨다고 전해진다.

장외나루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이곳은 거대한 하나의 작품이다. 유람선의 거대한 몸짓과 하나 된 듯 우아한 자태를 눈이 부시도록 발산하며 또 다른 경험을 느끼게 해준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구담봉은 장회나루쪽 호반 풍경이 아름답고, 옥순봉은 송림과 기암괴석과의 조화가 볼만하다.

한국산수화의 대가인 정선도 이곳을 찾아 화폭에 비경을 담았고 김홍도도 화구(畵具)를 꾸려 자주 단양에 들렀다고 한다.

사인암

사인암은 운계천이 굽이굽이 감돌아 그 일대 수려한 계곡의 신비경을 이뤄 주변의 아름다운 협곡과 어울려 오랜세월 비바람에 풍화된 바위들이 기기묘한 형상으로 솟아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고려말 경사와 역학에 능통했던 유학자이며 단양태생인 역동 우탁 선생이 정4품 이었던 사인벼슬 재직시 이곳에서 청유했다는 사연에 따라 조선 성종때 단양군수 임재광이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하선암

심산유곡의 첫 경승지로서 불암(佛岩)이라 부르던 3층의 넓은 바위를 조선 성종 때 임제광이 선암이라 부른 뒤부터 하선암이라 개칭했다고 한다. 봄에는 철쭉꽃, 가을에는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며 절경을 이룬다.

중선암

흰색의 바위가 층층대를 이루고 있으며, 암계류(岩溪流)에서 쌍룡이 승천했다고 해서 쌍룡폭포라고도 한다.

상선암

수만 장의 청단대석(靑丹大石)으로 된 벽과 반석 사이로 흐르는 계수(溪水)가 폭포를 이루고 있어 절경이다. 선조 때 수암 권상하가 상선암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여행팁>

단양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는 활공장으로, 남한강 맑은 물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래프팅 코스로 더없이 즐거운 곳이다.

또 바보 온달의 설화가 남아있는 온달 관광지는 의외의 수확. 이곳에서 유람선 뱃놀이로 단양팔경을 손끝에 닿을 듯 즐길 수도 있다.

특히 래프팅은 최고의 ‘백미’로 꼽힌다. 단양8경에 새로 넣어야 한다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북벽 아래로 서 있는 강물 위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호사'에 가깝다.

오사리에서 출발해 북벽까지 이르는 10㎞구간(2시간 30분 소요)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 시간·체력적 여유가 된다면 샘골~온달산성(15㎞·4시간) 등 하루종일 즐길 수 있는 장거리 코스도 있다.

단양에서 즐기는 래프팅은 국내 래프팅의 양대 명소인 동강, 내린천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래프팅의 익사이팅한 즐거움과 유유자적한 뱃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노를 담그는 것이 오히려 미안할 정도로 맑은 물과 세월의 풍파를 겪어 독특한 결을 이뤄낸 북벽의 아름다움은 단양 래프팅의 압권이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