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유선진당이 전국 각 시·도당을 대상으로 당무 감사를 벌인 것과 관련, 이에 대한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일부 시·도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당무 감사를 벌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논리를 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선진당에 따르면 당 재정비 차원에서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각 시·도당을 대상으로 당무 감사를 벌이고, 그동안 당무 활동이 미미한 곳에 대해선 질책을 쏟아냈다.

앞서 박상돈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은 “대부분 시·도당의 위원장 임기가 끝나거나 임시로 직무대행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전열을 가다듬고 무기력한 시·도당에 대해선 과감히 교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무기력한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더욱 젊고 역동적인 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칼을 빼든 점에 대해선 모두가 공감하는 눈치다.

하지만 일부 시·도당은 당 지도부도 없는 상태에서 당무 감사를 벌이는 것은 전혀 의미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사기만 저하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번 감사는 절차부터 적절성까지 모두가 어긋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애초 당무 감사의 취지와는 다르게 실태 파악 위주로 점검이 이뤄진 데다, 비대위의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감사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 시·도당은 이러한 감사 방법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 비대위와 각 시·도당의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당 쇄신과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한 일부 인사들이 각종 회의에 모습을 나타내는 등 사퇴에 대한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당 A 도당 관계자는 “비대위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총선에 패배했으면 이에 걸맞게 시·도당을 위로하고 격려해주면 되는데, 방향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는 새로운 지도부가 형성될 때까지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진정한 당 쇄신을 위해선 사심 없이 과도기를 넘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선진당 중앙당 측은 “단순히 당에 대한 재건 방안을 논의하는 것에 불과했다”며 “젊은 정당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라도 (당무 감사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비대위 승인을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절차상 받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헌·당규에 맞게 감사를 벌인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지역 정치계 한 인사는 “선진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 위원장과 이회창 전 대표 간의 갈등부터 봉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