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너무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벌써부터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초여름 날씨가 연일 계속된 데다 발전소의 전력공급마저 차질을 빚으면서 예비전력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10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예비전력은 400만~500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900만㎾ 이상)보다 크게 줄었다. 지경부는 이처럼 전력부족 현상이 빚어진 데는 기온이 지난해보다 최대 10도 높은 초여름 날씨가 지속되면서 전력수요가 200만~400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안정적 전력공급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기저 발전소의 가동 중지로 공급능력이 최대 360만㎾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실제 고리 1호기(60만㎾)와 울진 4호기(100만㎾), 신월성 1호기(100만㎾)가 일본 원전사고 이후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정비 일정이 연장되면서 당초 일정보다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3월 화재가 발생한 보령 1호기(2호기 포함 100만㎾)도 화재 복구 후 다음달말에야 정상적으로 가동이 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전력수급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지경부는 최근 전력수요 피크기간인 여름과 겨울이 아님에도 전력수요가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경부는 모두 9대 발전소의 예방정비 기간을 봄에서 가을로 연기해 100만~200만㎾의 공급능력을, 민간 구역전기 사업자의 운휴 발전기를 최대 가동해 40만㎾를 각각 확보키로 했다. 이와 함께 산업체의 조업시간 조정을 유도함으로써 500만㎾ 이상의 예비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10일부터 11일까지 양 일간에 걸쳐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업계,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관행 개선 △피크시간대인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과도한 냉방 자제 △영업장별 온도계 비치 및 적정온도인 26도 이상 유지 등을 요청키로 했다.

이는 자율적인 참여인 만큼 시민감시단을 통해 이행상황을 수시 점검하고, 언론 등을 통해 그 결과를 공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날 지경부는 철강·자동차·전자·정유·석유화학 등 14개 협회와 18개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인센티브 중심의 절전 자율 참여방안도 논의했다. 지경부는 오는 17일 장관 주재로 하계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어 하계 전력수급 대책을 조속히 확정,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 충북본부 관계자는 “아직 지경부 방침이 구체적으로 내려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력수급난에 대비한 기본 대응 메뉴얼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는 공공기관이나 일선 사업체 현장을 대상으로 한 절전 유도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