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집중 투기단속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습니다.”

10일 오전 세종시 첫마을 1단계 아파트단지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한산하다 못해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위축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될까봐 깊은 시름에 빠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방 주택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던 세종시 부동산시장이 올해 초만 하더라도 중개업소마다 때 아닌 특수를 맞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불과 2~3개월 전만 해도 세종시가 전국 ‘떴다방’들의 천국으로 불리며 웃돈(프리미엄)이 5000만~1억 원까지 형성될 정도로 투기장으로 변질됐다.

하지만 최근 세종시에서 불법거래 부동산중개업소에 대한 경찰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부동산거래가 실종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5일 충남지방경찰청이 최근 세종시지역에서 불법 부동산거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부동산중개업소 5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세종시 주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검·경, 국세청, 지자체 등 15개 기관 17명으로 구성해 운영 중인 '부동산 투기 대책반'을 '난개발 및 부동산 투기 대책본부'로 확대 편성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비롯해 분양 건설사들의 모델하우스 주변 곳곳에도 ‘분양권 불법전매와 중개 등에 대해 엄정관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A공인중개 관계자는 “솔직히 업체들마다 세종시 바람이 거세지면서 몇 건씩 전매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모델하우스 주변이나 길거리에서 떴다방들이 온통 시장을 흐려놓고 빠져버려 업체들만 죽을 맛”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종시 주택시장은 전매제한구역으로 거래가 묶여있는 데다 경찰이 대대적인 투기단속에 나섰지만 분양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웃거리는 투기수요들의 문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포스코건설이 공급한 더샵레이크파크(L1블록)는 평균 7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높은 청약률만큼 분양권이 1억 원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인 수요자들이 넘치다 보니 전체 80% 정도 입주한 것으로 알려진 첫마을 1단계는 5000만 원, 내달 입주하는 첫마을 2단계는 7000만~8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 지난 3월 최고 183대 1, 평균 52.9대 1로 분양했던 세종시 1차 푸르지오시티는 전매가 가능해 동남향의 경우 700만~800만 원대의 웃돈에 거래되고 있다.

B공인중개 관계자는 “정부가 뒤늦게 세종시 부동산시장을 대상으로 합동단속을 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면서 “현재는 상가나 오피스텔, 주변 토지를 위주로 거래를 유도하고 있고 간혹 명의이전이 가능한 조합아파트나 특별분양 물량을 처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반면 투기세력 근절을 위한 단속에 부동산시장은 차가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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