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출연기관인 충북개발공사가 지난해 오창제2산업단지에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당초 계획을 변경, 특정업체가 저가에 부지를 매입하도록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일고있다. 게다가 지난 2010년 7월 임명된 충북개발공사 사장이 주택용지를 분양받은 업체의 대표이사직을 직전까지 지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혹이 가중되고 있다.

충북개발공사는 지난해 2월 청원군 오창제2산업단지 아파트용지 4필지에 대한 공급 공고를 냈으나 무위에 그쳤다. 오창2산단 사업시행자인 개발공사는 전체 아파트용지 8필지 중 먼저 5~8블럭(총 2713가구)을 추첨(175억~219억 원) 또는 수의계약(국민임대분 1필지·110억 원)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추첨일까지 매입 의사를 보인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개발공사는 같은해 4월 공동주택용지 4개 블럭 14만㎡를 일반공개추첨을 통해 재공급 공고를 냈다. 공사는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난을 해소하고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분양아파트 용지의 일부를 임대아파트 용지로 전환한 뒤 공급키로 했다. 분양신청 자격은 지방권 투기과열지구 등이 전면 해제(2007년)됨에 따라 기존 투기우려지역내에서 적용하던 실적 및 시공능력에 따른 우선 순위와 업체 당 1필지 신청제는 배제돼 주택법 9조에 의한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한 업체는 2필지 이상 분양신청도 가능하다. 당초 공공임대 1필지, 분양용지 3필지였다가 매각이 되지 않자 임대와 분양용지를 각각 2필지로 전환한 것이다. 계획이 변경되자 기다렸다는 듯 분양은 1순위에서 신청 마감됐다. 다수필지 매수희망자 우선순위 방식으로 공급했고, ㈜부영주택이 1순위로 단독 신청해 공급대상자로 선정됐다. 부영은 5~8블럭을 분양받아 3100세대의 아파트 건설을 계획중이다. 이중 5블럭은 지하 1층, 지상 19층 658세대, 8블럭은 지하 1층, 지상 20층 534세대의 분양아파트로 전용면적은 82.92㎡다. 6·7블럭은 공공임대아파트로 추진 중으로, 6블럭은 지하 1층, 지상 22층 1016세대, 7블럭은 지하 1층, 지상 25층 892세대이며, 전용면적은 57.75㎡다.

특혜분양 의혹이 일고 있는것은 크게 2가지로 부지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분양용지 1필지를 임대필지로 전환하면서 매입업체에 막대한 이득을 보게 했다는 점이다. 분양용지의 경우 3.3㎡당 200만 원인 반면 임대용지는 3.3㎡당 100만 원대로 90만 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양에서 공공임대로 전환된 6블럭의 공급면적이 4만 122㎡인 점을 감안하면 충북개발공사 입장에선 임대전환으로 수백억 원대의 손실을 본 셈이다. 일각에서는 충북개발공사가 1차공고에서 매입자가 없는 탓에 매각에 어려움을 겪자, 매입의사가 있는 ㈜부영과 사전조율을 거쳐 분양용지를 임대용지로 전환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는 “분양실적을 쌓아야 하는 충북개발공사 입장에선 부지매각이 안되면서 산업단지개발에 애를 먹느니 임대전환을 통해서라도 잔여필지를 빨리 털어버리는 게 속 편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2010년 7월 15일 취임한 강교식 충북개발공사 사장이 임명 직전까지 ㈜부영 대표이사를 지냈던 점도 이번 분양과 관련해 석연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 사장은 국토해양부 고위직 공무원 출신으로 관리능력 및 건설회사 CEO로서 경영능력이 인정되며 박사학위 취득 등 관련분야의 전문가로서 자질을 높게 평가 받은 점이 인정됐다. 그는 1979년 5월부터 2007년 2월까지 27년을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에서 토지국장, 국토정책국장 등으로 근무했으며, 퇴직 후에는 2009년 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부영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충북개발공사 관계자는 "특혜분양은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 공사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충북도와 충분한 교감이 있었다. 특히 이시종 도지사의 최종 결재를 거쳐 진행된 것이다"고 일축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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