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에어컨 등 냉방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력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올 여름이 지난해보다 더 덥고 무더위 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기상청 전망까지 나오면서 전력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전력 대전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전력 최대부하가 6000㎾를 넘나들면서 전력예비율이 무려 4차례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부분 전력예비율이 15%를 여유있게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전력수급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낮 최고기온이 29도까지 치솟았던 지난 2일의 경우 전력예비율이 7.1%까지 급락했었다. 5월에 전력예비율이 7%까지 하락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력예비율은 3일과 7일에도 각각 9.3%와 10.1%까지 떨어지며 전년 같은기간(19~23%)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미쳤다.

한전 측은 20도 안팎에 머물던 5월 기온이 25도를 웃돌면서 일찍부터 냉방기 사용이 급증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문제는 통상적으로 4월과 5월은 여름철 피크에 대비해 상당수 발전기가 가동을 중단하고 정비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30여곳이 넘는 발전소가 정비를 진행하고 있고, 보령화력 등 일부 발전기가 사고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경우 전력예비율이 위험 상황까지 치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9월 발생한 전국적 정전사태 역시 여름철 가동을 마친 상당수 발전소들이 정비에 들어간 상황에서 발생한 바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지난해 정전사태 이후 후속 대책을 마련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전력수급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라며 “절전에 대한 온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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