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치솟던 기름값이 최근 들어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휘발유 가격 인하폭이 국제 가격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휘발유 가격이 40원 내릴 때 국내 주유소 가격은 고작 4원 내리는 꼼수를 부렸다는 얘기다.

소비자시민모임인 석유감시단(단장 송보경)이 올 1월 첫 주부터 5월 첫 주까지 5개월간 한국석유공사가 제공하는 유가 정보를 이용, 정유사 공급가격, 주유소 판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감시단의 분석결과를 보면 올 들어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에서 급등하자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도 1월 첫 주 리터당 1933.32원에서 치솟았다. 환율을 적용한 국제 휘발유 가격은 4월 둘째 주에 최고가인 ℓ당 968.61원을 기록하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5월 첫 주 ℓ당 928.17원까지 40원 가량 내렸다.

반면 국내 휘발유 가격 변동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내 주유소 가격은 1주 뒤인 4월 셋째 주에 ℓ당 2062.17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5월 첫 주 ℓ당 2058.21원으로 고작 4원 인하에 그치는 등 거의 변동이 없었다. 

또 5월 첫 주 국제휘발유 가격과 비슷한 3월 첫 주와 비교를 해도 당시 ℓ당 2017.55원인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은 5월 첫 주 2058.21원으로 ℓ당 40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는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게다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때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이 일주일에 많게는 ℓ당 16∼19원까지 상승한 반면 가격이 내릴 때는 ℓ당 1∼3원 인하에 그쳤다는 게 석유감시단의 설명이다.

석유감시단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국제유가가 비쌀 때 구입한 물량 소진 등을 이유로 핑계를 대왔으나 변동 폭을 보면 이득을 취하는 데만 발 빠르고 유가 인하에는 인색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류세 인하 및 유종별 세율 조정 등의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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