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다가올수록 대전 장태산휴양림의 녹음이 더욱 짙어져 간다. 수십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들이 하늘을 우러르듯 솟아 있는 장태산의 여름엔 항상 관광객의 발길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승동 기자  
 

세계조리사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유성 온천축제. 5월은 그 어느 때보다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전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위해 생태환경, 지역명소, 역사문화, 테마공원 등 분야별로 대전의 대표적인 명소를 골라 소개한다.

   
▲ 소풍나온 유치원생들이 장태산휴양림에 조성된 스카이웨이를 건너고 있다.
◆ 생태환경, 장태산 휴양림

산림욕은 편안히 휴식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신을 순화하고 몸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산림욕은 시기적으로 나무가 잘 자라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가 좋다. 이 시기에 나무가 내뿜는 방향성 물질인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이 가장 많이 발산된다고 한다.

피톤치드의 일종인 테르펜 성분은 식물이 발산하는 냄새의 근원이 되는 성분이며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피로에 지친 이들에게 본래의 생체리듬을 되찾게 해주는데 효과가 크다. 이런 점에서 장태산 휴양림은 대전은 물론 충남·북 지역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장소다.

휴양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수백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들이 하늘을 찌를 듯 서있는 ‘메타세쿼이아 숲’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메타세쿼이아 숲을 지나자마자 모습을 드러낸 ‘스카이웨이’. ‘하늘(Sky)’에 낸 ‘길(Way)’이란 뜻이다. 철골 기둥을 세워 30여m 나무 사이로 길을 내놨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어지러움증을 느낄만한 높이다.

스카이웨이 길을 걷다보면 나무 끝 잎들 하나하나까지 볼 수 있어 휴양림의 매력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숲 사이로 난 스카이웨이의 길이는 120m 정도라고 한다.

길 끝에는 육각형의 대형 철골 구조물을 빙글빙글 따라 오르는 ‘스카이타워' 전망대가 버티고 있다. 구조물을 4바퀴쯤 돌아가면 27m 높이의 전망대 정상에 닿게 된다.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장대한 나무들이 모두 발아래 펼쳐진다. 세상을 다 가진듯한 색다른 자유다.

   
▲ 계룡스파텔 인근에 조성된 야외온천족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족욕을 즐기고 있다.
◆ 지역명소, 유성온천

1970년대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된 유성온천은 현재 온천욕 시설을 갖춘 13개 관광호텔 등 200여 개의 숙박시설에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간다. 온천욕을 즐기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유성은 온천거리에 이팝나무 가로수를 심고 편의시설도 설치했다.

유성온천을 대표하는 시설은 계룡스파텔 인근에 위치한 야외 온천족욕장.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온천수가 흐르는 족욕장은 온천대축제를 앞두고 50㎡에서 94㎡로 확장됐다. 연중 무료로 개방되는 32m 길이의 족욕장에는 피톤치드가 함유된 편백나무탕과 발 건조시설도 만들어져 170여 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야간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물레방아·분수·산책로도 갖춰 주말에는 1000여 명이 몰려들어 불야성을 이룬다.

지하 200~600m에서 솟아나는 유성온천의 온천수는 섭씨 42~65도의 알칼리성 단순천으로 수질이 매끄럽고 피부에 자극이 없어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황, 칼슘, 아연, 철 등 미네랄 성분이 골고루 함유돼 피부미용은 물론 최근에는 재활치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온천욕이 끝나면 과학체험에 나서도 좋을 듯 싶다. 유성에는 한국과학기술의 본산인 대덕연구단지와 벤처산업의 요람인 대덕밸리가 위치하고 있다. 특히 20여 년 전 대전세계박람회가 열렸던 엑스포과학공원에는 첨단과학관, 시뮬레이션관, 바다월드, 돔영상관, 전기에너지관, 에너지관 등 주제별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갑천을 가로지르는 엑스포다리는 수면에 비친 야경이 아름답다.

또 국립중앙과학관은 국내 최대 23m 돔을 가진 천체관을 비롯해 상설전시관, 특별전시관, 첨단과학관, 생물탐구관, 사이언스홀(영화관) 등을 갖추고 있다. ‘사이언스 타운’에는 여러 갈래로 연결된 나팔관에 입을 대고 소리를 지르면 불이 들어오는 전구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시물들이 가득하다. 국립중앙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을 오가는 자기부상열차도 타볼 만하다.

이밖에도 행성과 달, 성운, 은하 등을 관측하는 대전시민천문대를 비롯해 광물과 암석 화석 등 2000여 점의 지질 표본을 전시한 지질박물관,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화폐 역사를 한눈에 보는 화폐박물관도 관심거리다.

   
▲ 우암 송시열과 함께 '양송(兩宋)'으로 불렸던 동춘당 송준길의 고택 별당인 동춘당.
◆역사문화, 동춘당

동춘당(보물 제209호)은 동춘당 송준길(1606~72)의 고택 별당이다. 우암 송시열과 함께 ‘양송(兩宋)’으로 불렸던 동춘당은 편벽했던 우암과는 달리 유순한 성품을 지녔다고 한다(준길은 타고난 자질이 온후·순수하고 예법과 태도가 탁 트여 그를 바라보면 빙옥과 같았다-동춘당 졸기).

이 건물은 조선 효종 때 대사헌, 병조판서, 이조판서 등을 지낸 동춘당(同春堂) 송준길(宋浚吉·1606~1672) 선생이 낙향해 자신의 호를 따서 지은 별당이다.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이 쓴 현판이 걸려 있다.

특히 조선시대 별당 건축의 한 표본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의 구조는 비교적 간소하면서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오른쪽 4칸이 대청이 되고 왼쪽 2칸이 온돌방인데, 전면에는 쪽마루를 깔았다. 주춧돌은 사각형의 귀가 높은 초석을 사용했는데 조선 후기의 주택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양식이다.

매년 4월말 동춘당 일원에서는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학풍과 인격을 현대 감각에 맞도록 재조명하는 전통축제인 동춘당문화제가 열린다. 강강수월래, 민속공연, 전통혼례, 향교체험 등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풍성하다. 행사에선 숭모제례, 경전강독대회, 동춘당 서사극, 대덕을 알자 퀴즈대회, 동춘당 문장 천글씨전, 전국 휘호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 중부권 최대의 테마파크 오월드 전경. 대전시 제공
◆테마공원, 오 월드

‘오월드’(O-World)는 중부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테마파크이다. 대전동물원(Zoo Land)과 놀이동산(Joy Land), 플라워랜드(Flower Land)를 합친 오월드. 기존 운영해온 동물원과 놀이동산 외에 100여 종 15만 그루의 나무와 90여 종 20만 그루의 꽃이 있는 플라워랜드가 더해졌다.

플라워랜드에는 물줄기가 20m 높이까지 치솟는 분수쇼가 일품인 3000㎡ 규모의 대형 연못을 갖췄고 공연장과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관찰데크, 수변 생태 체험장 등이 갖춰져 있다. 플라워랜드 핵심 시설 가운데 한 곳인 장미원에는 줄장미, 사계장미, 피스 등 여러 종의 장미가 2000㎡ 규모의 정원에 조성돼 있다.

로즈메리, 재스민, 민트, 라벤더 등의 허브원에서는 관람객들의 후각을 자극하고 소나무, 매화, 자귀나무 등 전래 수종을 심은 전통 정원과 소나무, 사철나무로 미로를 조성해 놓은 미로원도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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