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시련기를 보내고 있는 대전시티즌이 혹독한 경기를 치른다.

승점 3점에 머무르고 있는 ‘꼴찌’ 대전은 승점 23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수원삼성 블루윙즈를 상대로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벌써 11라운드. 대전은 상주전 1승을 제외하고 무려 9패 수모를 당했다. 무승부도 없다. 4득점은 리그 최소 골이고, 19실점은 리그 최다 실점이다.

공·수 모두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필드골은 단 한 골. 상대에겐 더 이상 위협적이지 못한 리그 ‘꼴찌팀’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을 넘어서기엔 다소 버거운 게 사실이다. 더욱이 ACL을 병행하고 있는 전북, 울산, 포항 등 다른 우승팀들과 달리 수원은 정규리그에만 ‘올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근 법.

상황이 어찌 됐든 대전은 결코 승리를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비굴하지만 무승부도 소기의 목적 달성이 될 수 있다.

대전은 역대 수원전과의 경기 내용으로 희망을 찾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극적인 득점으로 대전이 승리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

2008년에는 에릭의 골이 무패행진을 달리던 수원을 침몰시켰고, 2007년에는 슈바의 골로 수원에 승리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전방 공격수 케빈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출전시간이 많이 줄었다는 게 걸린다. 그동안 케빈의 자리는 남궁도와 한그루가 번갈아 가며 채웠다.

이번 경기는 다르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출전이 힘들어지면서 케빈이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진가를 증명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바로 수원전이다.

케빈과 함께 부상에서 회복한 이웅희가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프로데뷔 2년 차 신인이지만 주전 수비수로 도약한 이웅희의 복귀는 대전의 수비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수원은 7승 2무 1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라돈치치와 스테보, 에벨톤C 등 외국인 선수들을 앞세운 화려한 공격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다만 스테보가 연맹의 징계에 따라 결장하고 수비수 양상민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등 전력누수가 생겼다는 게 대전으로선 위안이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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