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무차별적인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골목상권의 폐해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자료가 공개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2일 충북경실련에 따르면 한 시사주간지가 지리정보시스템(GIS) 상권분석 전문회사인 오픈메이트에 의뢰, 지난 2009년 충북 청주에서 대기업 유통회사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도화선이 된 홈플러스 청주점 주변상권의 변화(2009. 6~2012. 2)를 분석한 결과 3년 사이 청주점 인근 5㎞반경 내 소매점의 10%~50%가 폐점했다. 불과 3년 사이 홈플러스 청주점 반경 5㎞내에 있는 72개 슈퍼마켓이 문을 닫았을 뿐 아니라, 대형마트가 취급하고 있는 전 업종의 소매점이 초토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간 폐점한 업체를 살펴보면 건강·미용식품과 정수기·연수기, 문구점, 컴퓨터 전문매장 등 대형마트에서 파는 품목과 일치하는 업종으로 조사됐다. 건강·미용식품 판매는 55개에서 28개로 27개 점포가 사라졌고, 정수기·연수기 판매는 117개에서 96개로 21개 점포가, 문구점 역시 107개에서 86개로 21개 점포가 폐업했다. 특히 문구점은 반경 1㎞ 이내에서도 13개에서 9개로 4개 점포가 줄었다.

또 대형마트의 잦은 축·수산물 할인행사로 인한 축·수산물 판매업종도 줄줄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축산물 도매업종은 44개에서 29개로 15개 점포가 줄었고, 수산물 도매업종은 38개에서 25개로 13개, 쌀 등을 파는 미곡상도 44개에서 31개로 13개가 문을 닫았다. 이처럼 청주지역 내 대형마트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구체적 분석자료를 통해 드러나자 충북경실련은 청주시에 대형마트와 대기업, SSM주변상권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북경실련은 "청주시는 더 늦기 전에 대형마트와 SSM입점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중소상인 보호를 위한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는 지난해 '청주시 입점 대형마트 및 SSM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도 그 결과에 대해 이 일대 주변 상권에 대한 어떤 구체적 변화를 알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라고 밝혔다"며 "이는 사실상 초토화 돼가고 있는 지역상권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분석자료에서 알 수 있듯 대형마트와 SSM입점 문제는 비단 슈퍼마켓이나 전통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 상권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지역 경제 전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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