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수님은 수업만 끝나면 얼굴 볼 기회도 없어요. 취업은 원래 각자 준비하는 거지만 그래도 교수님 조언도 듣고 싶은데…."

서울 등 수도권 출신 일부 교수들이 지역대학에 임용된 후에도 주소를 옮기지 않고, 최소한의 강의만 진행한 채 학생 관리에는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충남대 등 지역 대학들의 느슨한 학사관리를 악용, 수업을 화~목요일까지 집중 배치한 뒤 매주 주말이면 원 주소가 있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상주하거나 심지어 매일 출퇴근하는 교수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역대학에 들어온 후에도 자신들의 모교나 수도권 대학으로의 입성을 꿈꾸며, 교수 본연의 업무인 강의나 연구, 학생 관리보다는 지도교수 챙기기 등 인맥관리에만 올인하고 있다.

결국 지역대학들은 신규 교수를 뽑아도 수년 만에 다시 채용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시간·경제적 낭비가 이어지고 있으며, 학생들도 강의를 제외한 전공 심화과정이나 진로, 취업 등의 상담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대학의 한 관계자는 "일부 교수들은 임용된 후에도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보다는 자신의 모교가 있는 서울행을 꿈꾸며, 학생 관리에는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이들은 학생들의 취업이나 진로를 위한 조언이나 상담보다는 자리만 생기면 서울로 다시 가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도 "몇몇 교수들은 강의 외에는 4년 내내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들다. 강의 시간도 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특정 시간에 집중돼 다른 과목과의 조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렇게 서울을 좋아하니 제발 빨리 서울로 다시 가시길 바란다"며 대학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충남대와 한남대, 배재대, 대전대 등 지역대학들은 이와 관련 "임용 초기에는 주소를 대전에 두고, 학사관리 등을 당부하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 결국 교수들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일부 사립대들은 "교수들이 강의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학생들이 입학하면 전공지식은 물론 진로, 취업 등 모든 분야의 멘토가 돼 지도해야 한다"며 관할지 내로의 주소이전을 독려하고 있다.

목원대도 지난해부터 대학 내 모든 교수들에게 대전으로의 주소 이전을 독려해 거의 마무리됐고, 그 결과 학사관리에서부터 학생들 지도까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남대 한 교수는 "일부 교수는 매일 서울에서 출퇴근하면서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교수들은 강의·연구·논문에 학생들 취업지도까지 맡으면서 퇴근도 제때 못하고 있다"며 "자율이라는 미명 아래 책임감이 결여된 교수들을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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