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2시 청주시 용암동 모 초등학교 정문 인근 문구점.

학용품 등과 함께 값싼 과자까지 팔고 있는 다섯 평 남짓한 문구점 안은 군것질 거리를 고르는 초등학생 3~4명으로 북적거렸다.

어린이들이 고르고 있던 과자 판매대엔 ‘콜라맛 제리’ ‘꼬치 제리’ ‘달고나’ 등과 같이 알록달록한 색깔을 입힌 과자 20여 종이 전시돼 있었다. 대부분 100원짜리, 비싸야 200~300원이다.

200원짜리 정체 모를 과자를 골라 계산을 하던 5학년 이 모(11·여) 양에게 “이게 맛있니”라고 묻자, “집에서 먹고 있으면 엄마가 막 야단치는데요 그래도 맛있잖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양이 계산한 과자의 포장지엔 ‘중국산’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다.

초등학교 앞 문구점을 중심으로 불량식품이 넘쳐나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주변에서 판매되는 어린이용 저가식품 제조·유통업체들이 비위생적인 관리로 대거 적발된 가운데 충북지역에서도 업체 16곳이 포함됐다.

적발업체 수로만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경기, 부산에 이어 3번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 2개월 동안 전국 초등학교 주변에서 유통되는 어린이 기호식품을 제조하거나 수입, 판매하는 업체 659곳을 조사해 160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 업체들 대부분은 유통기한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아예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충북지역 16곳 업체들 중 충북 옥천군의 P업체의 경우 제조 작업장 등에서 청소를 하지 않아 거미줄과 작업장 위생상태 불량으로 적발됐고, 충북 청원군의 C업체는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로 제품을 제조하다 적발됐다.

또 충북 제천시의 B업체는 사용된 원재료를 사실과 다르게 제품에 허위표시했고 충북 진천군의 K업체는 식품제조 시에 사용된 지하수 수질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기도 했다.

한편 식약청은 적색2호 등 사용이 금지된 색소를 썼거나 대장균과 곰팡이가 검출이 확인된 왕사탕(한림제과·적색2호 검출), 복분자 젤리(태양식품·적색2호 검출), 핀푸캔디 콜라맛(해밀에프앤씨제과·적색2호 검출), 코코아 캔디(삼천리에프앤지·적색2호 검출), 치즈 범벅(해조식품·대장균 검출), 크림콘(한성제과·삭카린나트륨 검출), 큐디 콜라맛·포도맛(참식품·곰팡이 검출), 손꽈배기(동원제과·산가 3.0), 마카로니(진성식품·산가 2.9), 누룽지맛(상일제과·산가 4.5~5.5), 생강맛(상일제과·산가 6.3), 듬뿍넣은 샌드(내용량 미달) 등의 제품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고형석 기자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