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5·15 전당대회가 정확히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의장’과 ‘당 대표’ 도전을 놓고 고민해 오던 강창희 당선자(대전 중구)의 거취 표명도 임박해지고 있다.

오는 4일 전대 출마 후보 등록 마감이라는 일정으로 미뤄볼 때 강 위원장도 이번 주 중반에는 국회의장과 당 대표 도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 당선자가 전대 후보에 등록하면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며, 아니라면 국회의장으로 뜻을 굳혔다는 단순한 계산이 가능하다.

아직 당내에서 공식적인 전대 출마 선언을 한 후보가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4·11 총선 승리에 들뜨지 말고 조용하고 겸손하게 전대를 치르자는 경고성 발언 이후 후보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 당선자 역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4·11 총선 직후 강 당선자는 유력한 당 대표로 거론됐다. 당내에선 대권에 도전하는 정몽준 당선자(7선)를 제외하면 6선으로 선수가 가장 높은데다, ‘친박’계 핵심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국회의장과 함께 당 대표 후보로 분류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당 안팎에선 강 당선자의 짙은 ‘친박 색채’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남경필 당선자나 황우여 당선자 등을 포함한 ‘수도권 대표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및 중앙 정가에선 ‘국회의장 강창희-당 대표 황우여’로 조율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당의 한 관계자는 “강 당선자의 경우 친박계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 오히려 박 비대위원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쇄신이라는 측면에서도 강 당선자 보다는 원내대표를 맡았던 황우여 당선자나 쇄신파인 남경필 당선자가 되는 것이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의장과 당 대표를 놓고 강 당선자 측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강 당선자의 한 측근은 “강 당선자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 왔다”며 “각종 제약이 많은 국회의장보다는 당 대표를 맡아 최일선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대권 행보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박 비대위원장을 돕고 싶다는 강 당선자의 바람이 분명하지만, 중앙 정치의 시스템으로 볼 때 녹록지 않다”며 “충청권 최초의 국회의장이 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데다, 박 비대위원장의 대권 행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강 당선자는 생살여탈권을 박 비대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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