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생활체육회(이하 생활체육회)가 적절한 세대교체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일선 현장의 개혁요구에도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충북도체육회와 비교돼 더욱 돋보이고 있다. 26일 생활체육회에 따르면 생활체육회는 지난달 회장, 부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을 대폭 교체했다. 오장세 전 회장이 물러난뒤 김용명 회장이 취임했고, 부회장도 전원교체됐다. 34명이던 이사들은 44명으로 늘었는데 불과 8명의 이사만이 연임했다.

이번 임원진 교체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협회발전에 적극 기여토록 정치색이 배제된 점과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이다. 지난 이사진에는 당연직 이사 외에도 상당수의 도·시·군의원이 포함됐다. 오 전 회장도 도의회 의장 당시 취임했다. 당연히 생활체육회가 정치인들의 홍보수단이 됐다는 비난이 뒤따랐다. 이번에 개편된 이사진에는 현직 정치인이 전무하다. 광역자치단체 의원이 광역규모의 체육단체의 임원을 맡을 수 없다는 규정이 신설된 결과이긴 하지만 각 시·군 의원 등 기초자치단체의원까지 배제한 점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생활체육회의 의지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사진이 대폭 젊어진 점도 특징이다. 지난 이사진은 30년대 생을 비롯해 40년대 생과 50년대 초반이 주류를 이뤘다. 원숙함과 노련함은 돋보이지만 역동성이 강조되는 체육현장을 누비기에는 지나치게 고령화됐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교체된 이사진은 40년대 생은 49년 두 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60대 초반생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70년대 생도 두 명이 포함됐다. 원숙함과 역동성이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듣기에 충분하다. 대규모 임원진 교체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진 것도 돋보인다. 통상 체육단체의 임원교체에는 많은 잡음이 발생하곤 한다. 생활체육회는 이 과정에서 물러날 임원들에게 충분한 사전설명으로 이해를 구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비해 충북도체육회는 일선 현장의 목소리와 괴리감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정치색을 띈 인사들과 체육에 문외한인 이사들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역 경기단체장이지만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아 소속 단체로부터 원망을 듣고 있는 이사도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열정은 인정받지만 지나치게 오래 이사를 맡으면서 체육계의 세대교체를 어렵게 만든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사도 다수다. 문제는 개혁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취임한 홍승원 사무처장은 비체육인으로로 취임 당시 체육계의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공직출신답게 정체에 빠진 체육회를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 것도 사실이다. 비록 실업팀 창단 등 소기의 성과를 이룬 점도 있지만 인적쇄신이라는 면에서 홍 처장은 아직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체육계 한 인사는 “선후배 위계가 엄격하고 정치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체육회에서 인적쇄신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줘야 할 일”이라며 “생활체육회가 10년에서 20여년간 특별한 기여도 없이 이사 등 임원 명함만을 갖고 있는 인사들을 잡음 없이 인적쇄신을 마무리 한 것을 반면교사 삼아 체육회도 나서야 일선 현장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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