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은 봄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나들이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부담 없이 찾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나들이 장소다. 멀리가기에는 부담스럽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

충청권 어느 곳에서도 1~2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어 나들이가 버거운 지역민들에겐 알짜배기 당일 나들이 코스다.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속리산국립공원과 신라 천년고찰 법주사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 조용히 다녀올 수 있는 주변 관광지를 이번주 ‘금토일’에서 소개한다.

◆ ‘아름다운 충북환경명소 100선’ 임한리 솔밭

안개와 소나무 숲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임한리 솔밭엔 4계절 내내 이곳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 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 1만 2890㎡의 솔밭에는 수령이 250년 이상 된 노송 100여 그루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충북환경명소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사진작가들의 입소문을 통해 더 널리 알려져 있는 이곳은 요즘 주말이면 이른 아침부터 관광버스와 자가용들이 줄지어 서 있을 정도로 사진 촬영 장소로 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더욱이 전국 최대 친환경 쌀 생산단지(155㏊)이기도 한 임한리 솔밭 주변 6.2㏊엔 봄에는 청보리가 넘실거리고, 가을에는 해바라기가 드넓게 펼쳐져 사진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또 전국 유일의 대추나무 가로수 길(2㎞)이 조성돼 있는 이곳은 주변에 충북의 알프스로 불리는 구병산과 속리산 오리 숲, 선병국 가옥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해 봄철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

◆ 선병국 가옥에서 운치 ‘만끽’

선병국 가옥은 조선 후기 전남 고흥을 본향으로 일대 치부를 이룬 보성 선씨 가문이 1919년부터 1921년까지 3년에 걸쳐 지은 99칸 집이다.

당시 가문을 이끌던 선정훈은 명당을 찾아 전국을 뒤진 끝에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명당인 이곳에 터를 잡고 당대 제일가는 대목들을 불러들여 융숭히 대접을 하며 집을 지었단다. 개화기에 지어진 이 집은 전통가옥의 형태를 갖추면서도 시대 변화에 따른 건축기법의 변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병국 가옥이 사랑스러운 것은 단지 집의 외형이 아니라 집에 담긴 인간의 진심 때문이다. ‘위선최락(爲善最樂·선을 행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을 가풍으로 삼았던 이 집의 주인은 99칸에 33칸을 덧대어 ‘관선정(觀善亭)’이란 이름의 서당을 열고 방방곡곡의 인재들을 모아 무료로 가르쳤다.

뿐만 아니라 가문에 딸린 소작농들에게 아낌없이 선정을 베풀어 마을사람들이 그 은덕을 기리는 시혜비를 세우기까지 했다. 인재를 모아 가르치던 전통은 고스란히 이어져 곳간채를 개조한 고시원이 지금껏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이 집을 거쳐 간 고시생이 1000여 명에 이르고 사법고시 합격자만 50명을 넘는다. 몇 년 전에는 이 집의 간장이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의 씨간장을 부어 만든 덧간장은 ‘350년 묵은 간장’이라해 한국골동식품예술전에 초대됐다 한 대기업 회장집에 무려 500만 원(1리터)에 팔려나갔다고 한다.

선병국 가옥은 오랜 전통으로 해서 아름답고, 그 전통이 여전히 살아있기에 사랑스럽다. 집은 안채와 사랑채, 사당을 기본으로 대문채, 행랑채 등 부속건물을 갖추고 있다. 사랑채인 ‘도솔천’은 다향이 그윽하고, 안채와 행랑채는 문향으로 가득하다. 집을 둘러치고 있는 흙돌담은 화사한 황톳빛으로 아늑하다. 

◆ 펀파크에서 자녀들과 추억을

보은 나들이 마지막 코스로 ‘펀파크’를 추천한다. ‘펀파크’는 5만 9752㎡의 대지에 전시관, 체험관, FUN-BIKE 경기장, RC-CAR 모형자동차 경기장, 전망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세부시설 중 미술관 ‘갤러리 O’는 ‘우주와 지구환경’이란 테마를 예술과 과학적으로 구성했고 ‘체험되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다’라는 작가의 철학이 반영됐다. 이곳에는 유럽에서 수입한 자전거와 자체 제작한 이색 자전거로 구성된 ‘재미있는 자전거 체험공간’, 무선모형 자동차 동호인을 위한 ‘RC경기장’,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는 ‘펭귄환경조형물’ 등이 들어서 있다.

‘펀파크’는 보은읍에서 상주 방향으로 4㎞ 떨어져 있으며,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된다. 입장료는 청소년 9000원, 성인 7000원이다.

글·사진=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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