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 22억원을 들여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와 태안군 이원면 내리를 2km의 연육교를 겸한 방조제로 연결하고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냐 자역경제 발전이냐를 두고 지역민심이 엇갈리고 있다.
가로림조력발전㈜가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태안군 이원면 내리까지 방조제를 막아 조류를 이용해 발전기를 돌려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가로림조력발전소.가로림조력발전㈜는 1조 22억 원을 들여 가로림조력발전소를 건설해 520㎿의 발전설비를 갖추고, 연간 발전량 950GWh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일부 어민들은 생태계 파괴에 따른 생존권 위협을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어민들은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로 관광어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찬성을 하는 등 가로림만조력발전소 건립을 두고 반목이 거듭되고 있다. 찬반으로 나뉜 가로림만조력발전소에 대해 알아본다.

◇조력발전이란

조력발전은 조석이 발생하는 하구나 만을 방조제로 막아 해수를 가두고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썰물 때에 저수지와 해수면의 수위차를 이용,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조석 간만의 차가 큰 만이나 강 하구에 댐을 건설하고 밀물과 썰물 때에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시스템으로 수력발전과 유사한 방식이다.

프랑스의 랑스조력발전소의 경우 수문을 닫아 밀물 때 들어왔던 물을 내만에 가득 채워 썰물 때에 낮아진 해면으로 가둔 물을 떨어뜨려 24개의 터빈 발전기를 돌려 전기에너지로 전환한다.

밀물 때에도 발전기를 돌려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 밀물 때에는 수차가 썰물 때보다 적으므로 썰물발전보다 발전효율이 낮다.

현재 조력발전소가 가동 중인 나라는 프랑스의 랑스(1967년 완공, 용량 240000㎾), 러시아의 키슬라야(1968년 완공, 용량 800㎾), 캐나다의 아나폴리스(1986년 완공, 용량 20000㎾), 중국의 지앙시아(1980년 완공, 용량 3000㎾) 등이다.

우리나라는 서해의 인천만(8.1m), 아산만(6m), 가로림만(4.7m), 천수만(4.5m) 등이 조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화호 방조제에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로림조력발전소는

가로림만은 밀물과 썰물의 최대 낙차가 8m에 이르러 조력발전소 건설의 최적의 후보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 조력발전소를 짓는다는 구상은 제2차 오일쇼크가 우리나라를 강타한 1980년 경제장관협의회에서 결정됐다.

이후 2010년 3월 발전사업허가가 내려졌고 2010년 6월에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해 현재 환경부와 협의 중에 있다. 1조 22억 원을 들여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와 태안군 이원면 내리를 2㎞의 연육교를 겸한 방조제로 연결하고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생산된 전기에너지는 설비용량 520㎿로 현재 랑스조력발전소의 2배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이고, 연간 발전량은 서산시 전력사용량의 40%, 태안군 전력 사용량의 2배에 이른다는 게 가로림조력발전㈜의 설명이다.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의 파급효과

가로림조력발전㈜는 가로림만조력건설의 가장 효과로 지역경제활성화를 꼽고 있다.

가로림조력발전소 건립으로 서산시와 태안군을 연결하는 연육교가 건설되면 2016년 태안군 안면도~보령간 연육교 건설과 함께 향후 대산항에서 보령을 연결하는 관광 특수 효과가 기대된다.

교량건설 비용 1800억 원의 절약함은 물론 서울~태안 간 소유시간이 50여분 단축됨에 따라 접근성 용이와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라는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 등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 또 국가적으로도 국토의 균형발전과 새로운 국가 비전인 저탄소 녹색성장의 밑거름으로써 에너지 수급 불안정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가로림조력발전소의 예상발전량은 950만GWh으로 연간 155만 배럴의 유류 수입 대체 효과와 연간 59만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있다.

특히 무엇보다 지난 태안기름유출과 같은 재앙으로부터 만내를 보호할 수 있다 게 가로림조력발전㈜의 주장이다.

◇엇갈린 가로림조력발전소 민심

그러나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의 지역민심은 엇갈리고 있다. 가로림조력서산·태안보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한광천·김진묵)는 지난 4일 가로림조력발전소 조기착공 염원 결의대회'에서 가로림조력 건설사업 인허가 장기화에 따른 중앙정부의 조속한 승인을 촉구했다.

또 지난 4·11 총선에서 가로림조력발전소 건립 반대를 공약으로 채택한 총선 후보들과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환경단체 등을 규탄하고 거리 행진을 통해 가로림 조력 발전소 건립의 당위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가로림조력서산·태안보상대책위원회가 상대적으로 반대측 의견이 많은 서산에서 찬성 집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진묵 공동위원장은 “가로림만 주민 5000여 명 중 4000여 명이 가로림조력발전소에 대해 찬성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희망 없는 어촌에서 관광어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 가로림조력발전소 건립인 만큼 조속한 착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가로림조력댐백지화를 위한 서산태안연대회의는 서산시청 앞 1호광장에 천막을 치고 23일 현재 182일 동안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이 기간 과천 정부청사까지 도보행진을 펼치는 등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정섭 반대투쟁위원장은 “서산시 어가인구의 91%와 태안군 전체 어민 25%의 생계 터전인 가로림만은 정부의 조사에서도 국내 갯벌 중 환경가치가 전국 1위로 증명된 생태계의 보고”라며 “우리들은 기후변화 협약의 근본 취지나 재생가능에너지의 정의, 그리고 습지를 보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과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생태계와 어민들의 생계터전만을 훼손 할 가로림만 조력 댐 계획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4·11 총선에 나선 후보자들 중 새누리당 유상곤 후보와 민주통합당 조한기 후보는 가로림만조력발전소 건립 반대를 공약으로 채택했고, 당선된 자유선진당 성완종 후보는 시화호조력발전소 운영결과를 본 후 결정한다는 충남도의 입장과 같은 뜻을 나타내는 등 후보자 간 온도 차이를 보였다.

◇향후 추진 계획과 풀어야 할 숙제

계획대로라면 환경부에서 환경영향평가 검토가 끝나면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을 얻은 후 감정평가에 의한 보상금 지급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쯤 본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가로림조력발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나 일부 어민들은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고 주장,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가 수차례 거쳐 수정·보완됐지만 펄질화(Siltation:물에 쓸려 와서 강어귀·항구에 쌓이는 가는 모래·진흙 등이 쌓이는 현상)·침식·퇴적 문제, 수질 오염, 갯벌감소에 따른 생태계 파괴, 동식물의 영향예측 및 보호대책 등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꼬집고 있다.

이에 대해 가로림조력발전㈜는 “펄질화·침식·퇴적 영향을 분석하고 해수유통을 최적화하기 위해 수문을 기존 12문(12m×12m)에서 16문(15m×14m)으로 증대했다”며 “방조제의 통수구간이 35.5%에 달해 수질오염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갯벌 또한 시화호나 새만금처럼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구간이 조하대 (간조시에도 물에 잠겨있는 부분)로 변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가물막이공법 적용, 공사기간 해수 상시유통, 수문 증대 및 수차 운영방법 개선을 통해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조류대체 서식지와 염생식물 복원계획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주민과 함께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8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2012 에너지 미래 심포지엄'에서 지난 200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의장은 전 세계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기후·환경·자원 문제를 직시하며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차우리 의장은 화석에너지 고갈에 대비한 미래 에너지 확보와 환경 보전이라는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하며 계속 증가하는 세계 인구를 감안하면 에너지 소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신재생에너지의 활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로림조력발전㈜는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신재생에너지를 가로림조력발전소에서 찾고 있다.

다만 현재 주민들간 찬반으로 나눠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로림만조력발전소의 건립은 어떻게 되든 하루 빨리 매듭 돼야할 사안이다.

그래야 지역주민들 간 갈등에 따른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의 끝을 볼 수 있다.

가로림만조력발전소 건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찬성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이나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을 찾아 성공적인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

서산=박계교 기자 antisof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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